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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약속

중앙일보

입력

그저 아름다움을 위한 하나의 도구일 뿐이라고 치부했던 립스틱이 에이즈의 전파를 막고, 에이즈 환자들을 돌보는 일에 힘쓴다면? 내 얼굴을 아름답게 보이도록 하는 립스틱이 이제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데 앞장서고 있다.

9월초 뉴욕의 중심 맨해튼의 공기는 평소보다 2도쯤 뜨거웠다. 전세계 패션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킨 뉴욕 컬렉션이 한창이었고, 노동절을 맞아 각종 이벤트·퍼레이드가 도심 곳곳에서 펼쳐졌기 때문이다. 달뜬 뉴욕 한켠, 맨해튼 미드타운에서 차분하고 진지한 행사가 열리고 있었다.

"작은 립스틱 하나가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코스메틱 브랜드 맥(M.A.C)의 글로벌 대표이자 맥 에이즈 펀드 회장인 존 뎀시는 개막연설 중 립스틱 하나를 꺼내며 이렇게 외쳤다. 12년 전 브랜드의 정신이라며 시작된 비바 글램(Viva Glam) 행사는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그간 비바 글램이라는 이름의 립스틱이 6개가 나왔고, 2004년부터는 립글로스가 추가됐다. 그동안 조성된 금액만 7천만 달러, 한화로 7백억원을 웃도는 금액이다. 엘튼 존·파멜라 앤더슨·크리스티나 아길레라·린다 에반젤리스타·보이 조지 등 비바 글램 홍보대사로 활동했던 축하객들의 면면이 만만치 않다. 올해는 리사 마리 프레슬리(엘비스 프레슬리의 딸이자 가수)·이브(가수)·디타 본 티즈(아티스트)·데비 해리(가수)가 홍보대사 바통을 이어 받았다. 뎀시의 뒤를 이어 올해의 홍보대사 네 명이 차례대로 단상에 올라 에이즈의 심각성과 작은 립스틱 하나가 변화시킬 수 있는 세상을 강조했다. 행사의 클라이맥스는 실제 에이즈 감염자이며, 맥 에이즈 펀드의 도움을 받은 마이클 존스의 연설. "지금 제가 아파 보이나요?(그는 병색이라곤 찾아볼 수 없을 만큼 건강한 모습이었다) 처음 에이즈에 걸렸을 때는 몸무게의 30%가 감소할 정도였어요. 하지만 에이즈로 더 이상 죽을 필요는 없습니다.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건강히 오래 살 수 있으니까요. 작은 립스틱이 발휘하는 큰 힘을 믿으세요."

행사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뎀시는 이렇게 말했다. "비바 글램 립스틱의 판매금액 전액을 에이즈 펀드에 기부합니다. 립스틱을 만드는데 드는 최소한의 비용조차 저희가 갖지 않습니다. 지금도 전세계 맥 매장에서는 비바 글램 립스틱이 팔리고 있습니다. 1분·1초마다 우리는 기부를 하는 셈이지요. 소비자는 그저 립스틱 하나를 구입했을 뿐이지만 그가 지불한 2만원 남짓한 돈은 에이즈 환자의 생명을 구하고 있습니다."

# 비바 글램 캠페인에 홍보대사로 참여했던 스타들의 말말말…
맥 에이즈 펀드의 정신은 에이즈에 감염된 사람들이 일생동안 행복권을 포기하지 않고 삶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나의 신념과 일치합니다. -엘튼 존

비바 글램 립스틱으로 에이즈 환자들에게 잠자리와 약, 교육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멋진 일입니다. 미디어를 통해 에이즈에 대한 인식을 더 퍼뜨릴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클로에 셰비그니

에이즈 확산을 방지하는 최선의 방법은 자가 진단입니다. 매우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감염돼 있을지 모르니까요. -파멜라 앤더슨

에이즈는 비단 아프리카와 일부 국가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젊은 세대일수록 자신과 상관없는 문제라고 생각하는 것 같아요. 하지만 에이즈는 모든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티나 아길레라

최근 감염자들의 절반이 25세 이하 사람들입니다. 당신과 성관계를 하는 파트너가 HIV 음성이라고 안심하지 마세요. 콘돔을 사용하는 것이 자신을 보호하는 가장 안전한 방법입니다. -디타 본 티즈

# 사회 환원 앞장서는 코스메틱 브랜드들
코스매틱 브랜드가 단지 소비와 화려함만을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아름다움 추구 못지않게 수익금의 사회환원을 통해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고 있다.

◇맥-비바 글램
6개의 립스틱과 2개의 립글로스를 전국 맥 매장에서 판매한다. 판매금액 100%가 에이즈 펀드에 기부되며, 일부는 판매한 나라의 기관을 통해 환자들에게 전달된다. 맥 에이즈 펀드를 통해 조성된 금액은 에이즈 환자의 치료와 간호, 예방 프로그램 개발 등에 투자되며 에이즈 환자의 의식주 해결에 쓰인다. 비바 글램 립스틱과 립글로스의 가격은 2만 2천원.

◇에스티 로더 그룹 핑크 리본 캠페인
1992년부터 유방암에 관한 의식고취를 목적으로 시작된 행사. 전세계 매장에 6000만개의 핑크 리본 배지와 유방암 관련 자료들을 배포한다. 또 전세계 상징적인 기념물을 핑크빛으로 물들이는 핑크 일루미네이션(Pink Illumination)행사도 이어지고 있다. 올해는 한정수량 제작되는 핑크 리본 주얼드 핀, 핑크 리본 콤팩트, 퓨어 컬러 립스틱을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에스티 로더 매장에서 단독 판매할 예정이다. 그룹 내의 바비 브라운·크리니크·드 라 메르·오리진스·스틸라·아베다도 일부 제품의 수익금을 유방암 연구재단에 기부할 예정이다. 올해 핑크 일루미네이션 행사일정은 다음과 같다.

▶서울 일루미네이션 10월 19일 오후 6~8시/시청 앞 잔디 광장
▶인천 일루미네이션 10월 21일 오후 6~8시/인천 삼산 체육관

◇키엘 유스 에이즈
청소년 및 유아 에이즈의 확산을 막기 위한 비영리 단체 유스 에이즈(Youth AIDS)를 지원한다. 키엘의 그레이프 프루트 핸드& 보디 클렌저 제품의 판매 수익금 전액을 이 단체에 기부한다. 유스 에이즈는 전세계 60여 개국 청소년과 유아들에게 에이즈 감염을 막기 위한 교육 및 위생 도구를 전달하고 있다. 그레이프 프루트 핸드 & 보디 클렌저 가격은 2만3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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