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13일은 이웃사랑의 주일〃교회마다 전·월세 내리기 강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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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이웃 사랑의 마음으로 전세·월세를 올리지 맙시다. 』
5월 둘째 주일인 13일 전국교회의 목사들은 강단에서 『우리 기독교인 가옥주부터 앞장서 전세·월세를 올리지 않고 오히려 내림으로써 빛과 소금의 사명을 다하고 사랑을 실천하자』는 내용의 설교를 한다.
한국기독교교회 청년협의회(회장 박독성)가 「이웃사랑 전세·월세 내리기」1백만 서명운동을 펼치면서 5월 둘째 주일을「이웃사람 주일」로 정해 집 없는 사람들의 고통을 덜어주자고 제의한 것에 교회들이 흔쾌히 응해 이루어질 뜻 있는 행사다.
이날 설교에서는 부동산 투기로 인해 주택 값과 전세·월세가 폭등하여 이를 감당하지 못한 많은 집없는 서민들이 큰 고통을 겪고있다는 기독교청년협의회의 「한국교회와 4천만 국민에게 드리는 호소문」의 내용이 전해진다.
교회가 「이웃사랑 주일」을 정하고 이를 실천하기로한 것은 집 없는 사람들의 문제가 법이나 정책에 의해서도 개선될 수 있지만 그보다 가진자들이 양보하여 이웃에게 전세·월세를 안올리고 오히려 적극적으로 내려보려고 하는 정신운동으로 해결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교회가 「이웃사랑 주일」을 정한데는 서울천호동에서 있었던 집세인상에 따른 일가족 4명 비관자살의 주인공이 기독교인이었다는 사실이 준 충격도 큰 요인이 됐다.
교인사이의 사랑이 부족했고 기독교인으로서는 있을 수 없는 자살을 한 심성의 메마름을 보면서 「한국교회가 무엇을 하고 있나」 하는 자성이 생겨난 것이다.
기독교교회 청년협의회는 이 사건을 겪고 지난4월13일부터「이웃사랑 전·월세 내리기」 1백만인 서명운동을 펼쳤다.
이 운동을 통해 현재 2만여명이 서명했고 30여명이 전·월세 값을 내린 것으로 집계되고있다.
기독교청년협의회는 또 전·월세서민 주거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건의사항을 정부당국에 전했다.
전세금 대출때 주민등록 이전신고를 완료해야하는 것을 현주거지에서도 가능하게 하는 것, 전세금대출에 따른 대출금 20% 상당의 주택채권매입제도폐지, 주택금융신용기금제도 보완 등이 주요 정책건의 내용이다.
한국기독교교회 청년협의회의 이같은 운동과 교회의 호응은 한국기독교보수교단의 자성이기도 하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소속 교회와 청년단체(EYC·한국기독교청년협의회)가 진보적 입장에서 적극적인 사회참여를 해온데 비해 보수교단은 그러한 노력이 부족했었다.

<임전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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