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수화물 대사이상 질환 가려낸다|서울대의대 임상병리과팀 진단법 개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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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정신박약아·기형아를 만들거나 심한 경우 숨지게 하는 선천성 대사이상을 생화학적으로 정확히 가려내는 진단법이 국내에서도 큰 발전을 보이고 있다.
서울대의대 임상병리과(조한익·박명희교수)팀은 최근 탄수화물대사에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의 진단법을 처음으로 확립했다.
이로써 우리나라에서는 지방질대사이상 질환의 진단법 개발만 의학계의 숙제로 남겨 놓은 채 단백질·탄수화물·무기질 (금속계통)의 체내대사에 문제가 있어 발병하는 질환을 모두 자체에서 가려낼 수 있게 됐다.
조교수팀은 최근 탄수화물에 속하는▲글리코겐(당원)과▲끈적끈적한 성질의 뮤코 다당(점다당)을 분해하는 효소의 결핍으로 이들이 몸 안에 쌓여 정신박약·눈의 각막 혼탁 등 각종의 심각한 증세를 보이는 선천성질환의 생화학적 진단법을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당원증 10개 종류와 뮤코다당증 7개종류의 질환을 과학적으로 정확히 찾아낼 수 있게 됐나.
이 같은 성과는 지난 85년 순천향의대 이속환교수(소아과)팁이 단백질에 속하는 아미노산 대사이상질환의 검사법을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립한데 뒤이은 것이다.
지난 87년 국내 첫「간이식성공」예로 기록된 여자환자의 경우 구리(동)성분이 제대로 신진대사에 활용되지 못하고 간에 쌓여 「윌슨씨증」을 일으킨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자로 무기질에 이상이 있었다.
이외에 선천성 대사이상 질환은 모두 70여종에 달하며 갑상선기능저하증·페닐케톤뇨증·단풍당뇨증·호모시스틴혈증·히스티딘혈증이 대표적으로 꼽힌다.
이교수는 『이들 질환들은 대뇌·간장·신장·안구 등 각종 장기에 손상을 주며 특히 정신박약아를 만들어 사회적·국가적으로 큰 소실이 되고 가정적으로 불행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신생아때 발견, 치료하면 대부분 정상적으로 자랄 수 있어 조기발견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다.
이교수는 또, 『국내에서도 상당수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 카니던 결핍증·고셰병·미만피크 등 지방질대사이상질환의 진단에 대한 연구가 속히 이뤄져야할 것』 이라고 강조했다. <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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