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증권사 객장 아예 폐쇄/「4ㆍ26폭락증시」주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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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상장기업들 돈줄막혀 아우성/증권사 임직원들 이직 늘기도
○주가 널뛰기 양상
○…26일의 폭락장세가 27일에는 강한 반등세로 장을 시작하더니 또다시 하락세를 돌아서는 등 주가가 널뛰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전날 극심한 불안감을 나타냈던 투자자들도 27일 오전 다소 안정을 되찾았다가 점차 주가가 도로 떨어지자 몹시 당황하는 모습들이 눈에 띄었으며 어쩔줄 몰라했다.
○“국가차원서 해결을”
○…전날 2조원 규모의 증시안정기금을 마련,자구책을 내놓았던 증권업협회는 오히려 주가가 사상 최대폭으로 떨어지자 매우 당황하는 모습.
협회관계자들은 『솔직히 환영주가를 기대하기도 했으나 이렇게 나오니 이제는 증시문제가 국가차원으로 넘어간듯한 느낌』이라고 실토.
그러나 협회는 안정기금은 원래의 게획대로 추진해나겠다고 밝히고 추가로 은행ㆍ단자ㆍ보험 등도 빠른 시일내에 증시개입에 나설 것을 촉구.
○사표 내도 안붙잡아
○…증시침체에 따라 증권사 직원들의 이직이 급증하고 주변음식점도 타격을 받는등 각종 증시증후군이 나타나고 있다.
25개 증권사의 임직원수는 현재 2만5천여명 수준으로 올들어 매달 1백명가량씩 줄고 있는데 회사측은 사표를 내는 직원을 예전처럼 적극적으로 붙잡지 못하고 있는데다 결원 발생시 신규채용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
증권사주변 음식점들의 경우 점심손님은 그런대로 유지하고 있으나 저녁은 작년에 비해 20∼30%씩 매상이 줄고 있고 특히 외상값이 크게 느는등 타격을 받고 있는데 『언제쯤이면 주가가 회복되겠느냐』며 투자자들 못지않게 주가에 민감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객장 거의 개점휴업
○…투자자들과의 마찰을 피하기 위해 증권사 직원들은 전전긍긍하는 모습.
집단항의에 대비,셔터를 내리거나 전광판ㆍ단말기를 자진해서 끄는등 최근 상당수의 점포가 영업다운 영업을 못하고 있으며 남자직원들은 특히 일과시간에도 자리를 피해 다니기도.
일부 증권사 지점들은 26일 오후 내내 아예 객장을 폐쇄했으며 명동ㆍ여의도등 증권사 밀집지역도 최근 개점휴업상태가 계속되고 있다.
자구책으로 회사배지를 떼고 다니거나 음식점등 공공 장소에서는 증권얘기를 안하는등 입조심하는 모습도.
○부도막으려 안간힘
○…주식침체의 최대피해자는 물론 투자자들이지만 상장기업들도 자금조달 차질 등으로 소리없는 아우성.
올들어 주가하락에 따른 공급억제 방침으로 기업공개 요건이 강화되고 증자한도가 묶인데 이어 「최후의 보루」였던 회사채발행도 최근 채권시장이 급랭하며 여의치 못하게 되자 돈줄이 막혀 쩔쩔매는 모습.
12ㆍ12조치로 2조7천억원이 주식에 물려있는 투신사들이나 고객예탁금의 3배나 되는 외상값을 깔고 있는 증권사들도 심한 자금난으로 오후 4∼5시만 되면 자금부 직원들은 돌아오는 어음막기에 정신이 없는 모습.<민병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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