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료품공급도 차단/리투아니아 「고사작전」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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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각종원자재 끊겨 2주내로 큰위기 맞을듯/“독립결정 어떤변화도 없다”공화국/소군 인쇄공장난입 민병대와 충돌
【빌니우스 로이터ㆍAP=연합】 소련은 리투아니아공화국에 대한 원유등 주요 에너지원 제공을 중단한데 이어 20일 식료품등 생필품 공급마저 끊기 시작함으로써 리투아니아의 탈소 저지를 위한 크렘린의 고사작전이 본격화됐음을 보여주었다.
이와 관련,소련군은 이날 리투아니아 수도 빌니우스소재 한인쇄공장에 난입,처음으로 폭력을 행사한 것으로 전해졌으며 란츠베르기스 최고평의회의장을 비롯한 공화국 지도부도 탈소선언을 결코 취소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천명,위기감을 한층 고조시켰다.
로무알다스 오졸라스 리투아니아 부총리는 이날 빌니우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쿠바에서 원당을 싣고 오던 선박2척이 다른 곳으로 항로가 변경됐으며 라트비아에서 잡은 생선을 공급할 예정이던 화물선도 도착항이 바뀌었다는 내용을 알리는 전문을 수신했다고 밝혔다.
리투아니아 공산당 지도자인 알기다스 브라자우스카스부총리도 의회연설에서 고르바초프가 타이어ㆍ합성수지ㆍ전선ㆍ베어링및 가성소다등 산업원자재 공급도 대폭 감축했다고 밝히면서 앞으로 2주내에 리투아니아가 심각한 위기에 봉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리투아니아가 크렘린과 조속히 협상을 개시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란츠베르기스의장,프룬스키에네총리등 리투아니아 최고지도자들은 이날 리투아니아가 소련의 압력에 밀려 독립실현을 앞으로 2년간 유예키로 했다는 19일자 영국BBC방송 보도에 언급,『사실무근이며 독립결정엔 하등 변함이 없다』고 탈소결의를 다시한번 분명히 했다.
한편 리투아니아정부 대변인은 소련군이 20일 빌니우스의 한 인쇄공장에 난입,이곳에 배치돼있던 무장민병대와 충돌했다고 전하면서 공화국의원 1명을 포함한 수십명이 소련군에 의해 구타당해 일부가 입원했다고 덧붙였다.
구타사실이 알려지자 분노한 시민 수천명이 공장인근에 몰려들어 반소구호를 외치며 철야시위를 갖는등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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