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선수 출신 CEO 유수언 ㈜신아 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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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유도를 제일 잘 하는 사람은 죽을때까지 유도를 한번도 안 하는 사람입니다.마찬가지로 노사분쟁 없이 노사문제의 해법을 찾으면 최고입니다."

경남 통영시에 위치한 중견 조선업체 ㈜신아의 대표이사인 유수언(61) 사장에겐 이런 '유도철학'이 있다. 그는 30대 중반까지만 해도 유도를 인생의 전부로 알았던 무도인이었다.

용인대의 전신인 대한유도학교를 졸업했고, 해병대 유도 대표를 지낸 공인 6단의 실력자다. 중학교 체육 교사로, 유도장 관장으로 10여년을 지냈다.

1978년 대우그룹 계열의 ㈜신아조선에 입사하면서 인생 항로를 돌렸다. 타고난 뚝심 덕분에 주로 노사 문제를 담당했다. 1991년 이후 ㈜신아조선의 매각 계획이 나오면서 그는 인생을 다시 한번 '엎어치기' 했다. 당시 종업원들과 함께 회사의 지분을 인수한 것이다. 회사는 종업원 지주회사로 변신했고, 유사장은 최대주주(현재 지분 30%)가 됐다.

유사장은 20년간 조선업계를 겪으면서 종업원이 주인인 회사만이 살길이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조선업계의 노조는 막강했습니다. 인건비 비중이 높아서 노사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사업하기가 힘들죠."

이 회사는 종업원의 대부분인 2백60명이 주주다. 모두가 주인이자 종업원인 것이다. 그래서 13년째 노사 분규도 없다. ㈜신아의 가장 큰 경쟁력이다. 유사장의 유도철학처럼 노사분쟁 없이 최고의 노사관계를 찾은 셈이다. 직원들이 가족처럼 지내는 회사 분위기는 해외 바이어들이 놀라는 부분이다.

2001년 도시가스 사업을 병행하면서 회사 이름을 ㈜신아로 바꿨다. 국내 업계에서는 매출액으로 6~7위권이지만 높은 기술력 때문에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2007년까지 생산 예정인 5만t급 35척 모두 이탈리아.그리스.싱가포르 등 해외로 수출된다. "회사만 잘 되면 더 바랄 것이 없다"는 유사장은 밤이면 애견을 끌고 공장 주변을 산책하는 것이 취미다.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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