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공부터는 문민정치 정착돼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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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한국의 군벌은 70년대 초반 고 박정희대통령의 비호아래 등장했습니다. 이들은 12·12와 5·17을 주도, 이 땅에서 군벌정치를 시작했지요.』
박대통령 재임시절인 지난73년 보안사령관으로 윤필용 당시수도경비사령관의 쿠데타기도사건을 조사했던 대가로 지난80년 신군부세력에 의해 체포, 2년6개월동안 감옥생활을 해야했던 강창성씨(62).
출옥후 반강제로 일본으로 건너가 동경대에서 군벌정치사를 연구한 덕분에 87년말 귀국해 명지대에서 일본문제연구소장직을 맡았다.
한국전당시인 지난50년 육사8기로 몸담은 이래 76년 육군소장으로 예편할때까지 26년간 군에 몸담아온 강씨는 이제 철저한 문민정치의 신봉자가 됐다.
그는 『일본이 오늘날 경제대국이 된 것은 군을 정치에서 배제한 것이 중대 이유』라고 설명하는 강씨는 『7공화국부터는 군이 정치를 좌지우지하지 않는 확고한 문민정치가 정착돼야 선진국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이런 소신에 따라 최근 「일본과 한국의 군벌 정치」라는 제목으로 책을 만들어 올가을 학기부터 교재로 쓰기 위해 집필을 끝냈으나 내용이 워낙 민감한 부분이어서 출판사들도 꺼리고 있으며 정부측에서도 보류해줄 것을 요청해왔다는 것이다.
『보안사령관 재직시절 박대통령으로부터 윤필용수경사령관 조사를 명받고 수사하던중 우리나라 최초의 본격적 군벌이라 할수 있는 「하나회」가 발견됐다』며 『하나회를 뿌리뽑아야 한다고 대통령에게 건의했다가 역공을 받아 대전3관구사령관으로 밀려난 뒤 예편됐다』 고 강씨는 말한다.
이 하나회가 5·16주체세력인 8기생의 발호를 막기위해 박대통령이 후원해주는 집단인줄을 몰랐다는 것이다.
강씨의 집필원고 속에는 자유당초기의 만군파와 육사파의 싸움과 후기의 함경도파와 평안도파의 갈등, 5·l6이후 육사5기와 8기의 권력싸움, 8기가 5기를 몰아낸 속칭 알래스카토벌작전의 알려지지 않은 내용등이 들어있다. <김두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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