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 느는 것은 식탐 자극하는 '추천맛집' 프로그램탓?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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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비만환자수가 9배 증가했고, 비만으로 인한 진료비가 7.5배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만환자 및 비만으로 인한 진료비는 2000년 3111명에서 1억5848만7000원에서 지난해 2만7977명, 11억9510억6000원으로 급증했으며 이를 환자 수 대비로 환산하면 9배, 진료비 대비로 환산하면 7.5배가 된다.

이에 따라 비만으로 유발될 수 있는 대표적인 질환인 당뇨병, 심장질환, 고지혈증, 고혈압, 심근경색 등 위험질환도 증가해 더욱 심각하다. 5가지 질환의 환자 수 및 진료비 역시 환자 수 대비 1.4배~1.9배, 진료비 대비 2.2배~2.7배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난 것.

최근 TV속 맛집 프로그램들이 홍수를 이루면서, 대중의 식탐을 자극해 비만을 부추긴다는 일부의 지적이 있다.

방송 삼사를 비롯해 케이블까지 채널만 돌리면 등장하는 맛집들과 맛있는 음식 소개로 시청자들의 식탐을 자극하는데, 식탐은 무엇보다 비만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 때문이라는 것.

실제로 인터넷 검색창에 ‘식탐’이라는 글자만 넣어도 식탐을 벗어나고 싶은 사람들의 고민이 줄을 잇는데, 그들은 맛집프로그램 등을 접할 때 마다 식탐이 극에 달한다고 밝혔다.

직장인 장 모씨는 넘쳐나는 식탐을 주체하지 못한 결과 얼마 전 찾은 비만클리닉에서 ‘과도비만’판정을 받았다.

장씨는 TV만 틀면 맛집 소개로 가득한데 눈앞에서 펼쳐지는 그 유혹을 어떻게 참아낼 수 있냐며 억울해 했다.

점점 늘어가는 비만인구에 대한 예방책으로 전문가들은 일단 ‘식탐을 버리는 것’이 급선무라고 조언한다. 무엇보다 식탐이 비만을 야기하는 중요한 이유가 되기 때문.

즉, 식탐이 비만을 부르고, 비만이 결국 당뇨병이나 고혈압 등의 성인병을 부르게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비만 병에 걸리지 않더라도 식탐이 폭식으로 이어지고, 그 결과 노화가 빨리 진행되며 수명도 줄어든다.

강남의 모 비만클리닉 원장은 “많은 언론매체들이 맛집이나 웰빙음식 등을 소개한다는 명목 으로 사람들의 식탐을 자극한다”며 “물론 적당히 먹으면 도움되고 유용한 정보가 되겠지만, 문제는 일시에 터져나오는 맛집 정보들이 대중의 식탐을 자극해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즉, 초기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사람들의 건강을 해칠 수도 있으므로 후발적 식탐 욕구를 방지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

스스로 '식탐'이 있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대부분 덜 먹기 위해 다른 사람보다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 하지만 실제로 TV프로그램의 소개는 이들의 결심을 어렵게 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들의 식탐을 지나치게 자극하기 때문.

식탐 때문에 고생하는 김모씨는 맛집을 방영하는 언론매체가 부담스럽고 원망스럽다고 말한다. 실제로 보통 사람들도 그러한 프로그램을 접하면 입에 침이 고이는데, 식탐이 있는 사람은 오죽하겠냐는 것. 김씨는 마치 ‘생고문’같다고 말한다.

식탐은 신경성 대식증이나 폭식 장애, 우울증 등 정신과 질환이나 내분비계질환과 뇌질환 같은 질병과도 연결되기 때문에 자신의 식탐을 돌아보고, 거기에 맞는 대처법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고 전문가들은 충고한다.

일단 집에서 식습관을 고치고,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등의 처치를 통해 어느 정도 식탐을 제어할 수 있지만 큰 도움이 되지 않거나 식탐 때문에 너무 괴롭다면 적극적으로 병원 치료를 생각해보는 편이 좋다.

강남 베스트클리닉에 따르면 식탐을 예방하기 위한 식습관으로 일단 20분 이상에 걸쳐 천천히 식사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 몸은 식사를 시작한 지 20분 정도가 지나야 '배가 부르다'는 것을 인식한다는 것. 20분 안에 식사를 끝내면 아무리 많이 먹어도 배가 부르다는 사실을 느낄 수 없다.

다른 일을 하면서 식사하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TV나 책을 보면서 식사를 하는 것은 금물. TV나 책에 정신이 팔려 있으면 '배부르다'는 포만 중추의 신호를 알아채지 못해 더 많은 양을 먹게 된다.

아침을 굶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아침을 굶게 되면 우리 몸은 극도로 허기진 상태가 된다. 당연히 이후 식사를 할 때 그 양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또 언제 굶을지 모르니 먹을 수 있을 때 먹어둬야 된다'고 몸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간식이나 야식 등을 피하는 것도 중요하다. 식사 외에 먹는 것이 많아지면 '배고프다' '배부르다'를 전달하는 중추가 망가져 제 기능을 하지 못하기 때문.

보이는 곳에 음식을 놓아두지 않는 자세도 필요하다. 먹을 것이 눈앞에 보이면 배가 고프지 않아도 손이 가게 된다. 식탐 때문에 고민이라면 최대한 음식을 멀리 치워놓을 필요가 있다.

굶는 다이어트는 금물. 칼로리를 줄이는 절식은 다이어트 효과와 노화 방지에 도움된다. 하지만 굶는 다이어트, 영양 불균형을 초래하는 원푸드 다이어트는 식욕 중추계에 혼란을 야기해 폭식으로 이어진다.

음식을 먹은 후에는 바로 이를 닦는다. 식사 후 이를 닦는 것은 치아 건강의 기본. 더불어 입맛을 떨어뜨리는 효과까지 있다.

가벼운 운동을 한다. 운동도 식욕을 떨어뜨리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 단 하루 1시간 이상의 심한 운동은 금물. 도리어 식욕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하루 30분 정도의 가벼운 운동이 적당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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