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3개공서 자유경선/개혁파­보수파 다시 격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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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고르바초프는 대통령직 출마 확인
【모스크바 AFPㆍ로이터=연합】 소련은 4일 소련전체 인구의 70%를 점하는 러시아ㆍ우크라이나ㆍ백러시아 3개 공화국에서 지난해 3월 인민대회 선거에 이어 두번째로 자유경선에 의한 공화국 최고회의 및 각급 소비에트(지역의회)선거를 실시했다.
이날 오전 7시 일제히 시작돼 오후 8시 투표가 완료된 선거에는 당초 예상보다 많은 유권자가 참여,정치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모스크바에서 투표를 한 고르바초프공산당 서기장은 『당과 다른 정치집단간의 보다 긴밀한 유대』를 강조하는 한편 자신이 신설된 대통령직에 출마할 계획임을 밝혔다.
이번 선거는 복수후보제로 치러지는 자유경선이라는 점과,특히 당 권력독점 포기와 강력한 권한을 가진 서방식 대통령제 도입등 고르바초프의 입지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구체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실시됨으로써 개혁파와 보수세력간 또 한차례의 「세겨룸」이라는 측면에서 주목을 끈다.
러시아 공화국의 경우 1천68석의 공화국 최고회의 의원자리를 놓고 모두 7천명 이상이 입후보했으며 특히 레닌그라드시는 경쟁률이 약 9대1에 달하는 등 치열한 경합이 벌어지는 가운데 치러졌다.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자신의 대통령 출마문제에 언급,『기회가 주어진다면 회피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해 다음주 소집되는 인민대회 임시회의에서 최종확정될 대통령직에 출마할 의향임을 확실히 했다.
발트해 연안 3개국의 민족문제에도 언급한 고르바초프는 이들 공화국의 『소연방 탈퇴가 불행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문제를 연방체제내에서 풀어야 한다』고 연방탈퇴 불용입장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편 비공식 집계에 따르면 초반 개표에서 레닌그라드의 경우 최고회의 대의원에 도전한 개혁파 인사중 3명이 우세를 보인 반면 보수파 후보들은 단 한명도 선두에 나서지 못했으며 모스크바에서도 역시 개혁지지 후보들이 득표에서 앞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향인 스베르들로프스크에서 러시아공화국 최고회의 의원에 출마한 급진개혁파 지도자 옐친은 단연 1위를 달리고 있으며 다른 지역에서도 개혁인사들이 경쟁자를 제치고 선두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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