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러시아에 디지털 심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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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러시아에 PDP.LCD TV와 냉장고 등을 만드는 LG전자 공장이 생겼다. 유럽과 러시아 시장을 겨냥한 LG의 교두보 중 하나다. 러시아에 한국의 디지털 가전 공장이 들어선 건 처음이다.

이 회사는 5일 모스크바 서쪽으로 70km 떨어진 루자 지역에서 디지털 가전 공장 준공식을 했다. 이 공장에선 연간 PDP와 LCD TV 50만대와 세탁기 70만대, 냉장고 20만대, 오디오 26만대가 생산된다. 1억5000만 달러(약 1400억원)를 들여 1년 4개월 동안 공사했다.

이미 가동 중인 폴란드 므와바 공장(평판TV), 이달 말 생산을 시작할 폴란드 브로츠와프 공장(평판 TV.양문형 냉장고)과 더불어 유럽.러시아 수요를 책임질 전진 기지다. LG전자는 2008년까지 더 투자해 평판TV.세탁기.냉장고.오디오를 각각 연 100만대씩 만드는 공장으로 키울 계획이다.

안성덕 현지 법인 대표는 "평판 TV 같은 프리미엄 가전 쪽의 유럽.러시아 지역 수요가 급증해 현지 공장을 세웠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근래 연평균 30% 가량 성장하는 러시아 가전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히려는 뜻도 있다"고 덧붙였다. LG 브랜드는 러시아에서 TV.오디오 등 8개 가전 분야에서 1위에 올라 있다.

러시아에는 LG 제품에 부품을 대는7개 협력업체가 동반 진출했다. 러시아의 LG 생산 단지 내 협력업체도 부품 공장을 함께 세웠다. 전체 투자비 1억5000만 달러 중에 1억 달러는 LG전자가, 5000만 달러는 협력업체들이 출자했다. 세탁기 통 등 가전부품을 만드는 성철사의 박대식 총무팀장은 "인도.멕시코 등지에도 LG와 동반 진출했다"고 말했다.

이날 준공식에는 구본무 LG 회장과 김쌍수 LG전자 부회장, 그레프 게르만 오스카로비치 러시아 경제개발통상부 장관 등이 참석했다. 구 회장은 준공식에 앞서 전자.화학.상사 등 러시아 진출 관계사 임직원들을 만나 "LG가 러시아의 프리미엄 브랜드로 자리잡을 수 있게 애써 달라"고 당부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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