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무장지대에 부동산 투기용 별장촌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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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향민들과 출입 영농자들을 위해 경기도 파주 비무장지대 안에 조성된 '해마 루 촌'이 행정당국의 관리 소홀로 인해 부동산 투기지역으로 전락하고 있다고 노컷뉴스가 6일 보도했다.

서부 전선 민간인 출입 통제선에서 군 당국의 검문을 마친 뒤 승용차를 이용해 15분쯤 달리면 경기도 파주시 진동면 '해마루 촌'이 한눈에 들어온다.

지난 2001년 파주시가 30만평에다 83억원을 들여 모두 60세대가 거주할 수 있도록 조성한 곳이다.

당시 분양은 실향민들과 출입하는 영농자 한 사람 앞에 2백여평 규모씩 조성 원가인 평당 8만원선에서 이뤄졌다.

파주시는 분양 특수성을 감안해 분양 조례를 만들어 5년 동안 거래를 못하도록 막았다. 그러나 음성적으로 분양 가격의 6배가 넘는 평당 80만원 이상에서 거래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한 주민은 "매매를 할 수 없는데 서로 근저당을 설정하는 방법으로 넘기고 있다"고 말했다.

취재결과 이미 3가구는 거래가 됐고 매물도 나와 있었다.

더구나 대부분의 소유주들이 서울 등지에 거주하고 있어 당초 조성 취지와는 달리 사실상 별장용으로 사용되고 있다.

분양 뒤 단 한차례도 점검을 하지 않았던 파주시는 취재가 시작되자 뒤늦게 확인에 들어갔다.

최귀남 파주시 균형 개발과장은"분양자가 살고 있는 것은 모르겠지만 지금도 분양 금액을 잘 내고 있다"며 "매매가 이뤄졌는지는 확인을 해 보겠다"고 말해 사실상 제대로 관리를 하지 못한 것을 인정했다.

파주시는 특히 계약서에 5년 이후 거래할 수 있다고 명시해 놓았지만 정확한 시점을 정하지 않아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이처럼 행정 당국이 손을 놓고 있는 사이 '해마루 촌'은 비무장 지대내, 치안이 완벽한 수도권 최대의 별장 촌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뉴스digit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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