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 수출채산성 86년이후 “최악”/생산비 올라도 수출가는 내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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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핵심부품 거의수입 원절상 속수무책/기초기술ㆍ설계 크게 뒤떨어져
지난해 국내기업들의 수출채산성이 지난 86년 이후 최악으로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청와대 경제수석실이 무협ㆍ생산성본부 등의 기초통계를 종합해 작성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햇동안 원화표시 기준으로 국내수출기업들의 생산비는 평균 4.3% 올랐으나 수출단가는 거꾸로 1.3%가 떨어져 결국 수출채산성이 5.6%만큼 더 나빠진 것으로 분석됐다.
쉽게말해 생산비가 더 들어간 것만큼 수출가격을 올려받아야 1년전의 채산성을 유지할 수 있는데 더 올려받기는 커녕 도리어 수출가격을 깎아내려야 했던 형편이라 그 차이만큼 채산성이 떨어졌다는 얘기다.
수출단가 상승률과 생산비 증가율을 비교한 수출채산성은 지난 86,87년 각각 6.2%,2.4%씩 좋아졌었으나 88년부터 0.8% 악화로 돌아섰고,지난해에는 5.6%나 크게 악화된 것이다.
이같은 현상은 생산비를 압박하는 임금상승과 수출단가를 압박하는 원화절상의 틈바구니에서 수출기업들이 기술개발과 원가절감으로 이를 극복하지 못한 결과다. 우리경제의 진정한 실력이 모방 및 개량설계ㆍ조립능력은 어느정도 갖추어졌으나 기본설계기술과 도장ㆍ도금ㆍ금형 등의 기초기술은 크게 낙후되어 있는 수준이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
이 자료는 특히 기본 핵심부품의 개발능력은 물론 생산능력도 없어 거의다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밝히고 89년 현재 국산화율이 VTR 79%,비디오카메라 20%,복사기 82%,카메라 75%,개인용 컴퓨터 83%에 지나지 않을 뿐 아니라 VTR의 반도체,비디오카메라의 광학렌즈,복사기의 롤러ㆍ회로기판,카메라의 자동초점장치ㆍ반도체,개인용 컴퓨터의 주기억장치ㆍ반도체 등의 핵심부품이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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