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자본 점포경영에 주부관심 높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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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적은 자본을 들여 소규모의 자기 점포를 운영해 보겠다는 주부들이 크게 늘고 있다.
이들 주부들의 일반적인 경향은 단지 돈벌이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고 약간의 목돈과 남는 시간을 활용해 나름대로의 성취욕구를 달성, 인생의 활기를 찾겠다는 공통점을 보이고 있다.
여성신문 교육문화원은 이 같은 여성들의 요구를 반영하는 소자본경영자교실을 지난 1월10일부터 5월22일까지 마련하고 있는데 주부들과 직장여성들이 몰려 야간반도 개설, 15일부터 6월14일까지 같은 프로그램을 하나 더 실시할 예정이다.
한국여성개발원의 경우 88∼89년 여성 소규모사업 경영자 교육프로그램을 마련, 20개 과목에 걸친 연수를 시범적으로 실시한 후 그 필요성을 인정해 올해부터 전국 여성단체에 이 같은 프로그램개설을 촉구하는 홍보활동을 집중적으로 벌일 예정이라고 장성자 교육연수실장은 밝혔다. 한국여성경제인협회도 앞으로 전담기구를 설치, 정기교육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
장 실장은『자녀를 어느 정도까지 키워놓아 시간적인 여유가 있고 그 동안 적립한 유휴자금을 활용해 자신의 창의성과 능력을 개발하는 기회를 가지려는 40∼50대 주부가 대단히 많다』고 전한다.
여성신문교육문화원의 소자본경영자교실은 전혀 경험이 없는 주부들을 위해 경제학이론·조직관리·자금조달에서부터 업종과 상품선택·사업장 선정요령·광고선전·모의경영실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자세한 정보를 대학교수와 전문가를 초빙해 강의하고 있다.
하대선 국제유통전략연구원장은 2천만∼5천만원의 소자본 경영대상업종으로 유아·아동복점, 양품점, 사진 현상점, 스포츠용품점, 완구점, 비디오점, 홈패션점, 패스트푸드점, 문구점등을 들고 있다.
이들 점포들은 잘만 운영하면 대개 총매출액의 30∼40%가 이익률이고 그중 인건비·관리비등을 제외한 순이익률은 10%내외 수준이라는 것.
하 원장은 문구점의 경우 점포보증금 1천만원, 내부설비와 장비 5백만원, 문구구입자금 1천만원, 개업운전자금 2백만원 등 2천7백만원이 소요된다는 계산 하에 월매출액 4백만원 정도를 손익분기점으로 보고 있다.
여성개발원 교육프로그램 이수 후 자신이 생겨 지난해 8월 건강식품점을 개업한 주부 최진경씨(51·서울 강남구 청담동)는 청담동에 8·5평 크기의 매장을 2천8백만원에 전세로 얻고 내부설비·장비에 9백만원 등 총4천여만원을 들여 사업을 시작했다. 2백50개 품목 2천여종의 약8백만원 상당의 물건은 2천만원상당의 부동산을 담보로 생산업체로부터 판매 후 입금 조건으로 받아 놓고있다.
최씨는「6개월까지는 적자」라는 통설을 깨고 최근 두 사람의 보조원에게 임금을 주고 월 평균 80만∼90만원의 순 수입을 올린다며『단골이 늘어가는 시점이라 앞으로의 전망은 밝다』고 말한다.
그녀의 최대관심은 물론 고객관리. 단골의 명단을 작성, 연말, 경·조사에 간단한 물건을 보내고 제조업체가 발행하는 건강정보지 우송, 건강관련서적 무료대여를 하기도 하고 올바른 정보제공을 위해 스스로 건강에 관한 서적들을 독파하기도 한다.
그러나 점포운영이 순탄치만은 않아 나름대로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전직 간호사로 직장생활이 싫어 3개월 전 남녀내의대리점을 열었다는 김명자씨(34·서울강남구개포동)는『막상 사업을 시작하면 어려운 점이 많아 각오를 갖고 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전한다.
하 원장은『보통 사업시작 후 2년 안에 40%가 폐업한다』고 전제한 후 업종선택이나 입지조건 못지 않게 중요한 점은 ▲자기자본과 능력에 맞는 사업을 벌일 것 ▲취미와 부합되는 업종을 선택할 것 ▲혼자 하는 사업이라도 가족이나 주위 식구들의 이해, 또는 찬성을 전제로 할 것 등이 기본바탕이 돼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자기점포를 운영하기 전에 남의 업소에서 경험을 쌓는 게 좋고 장부정리를 엄격히 해 자금을 개인 목적으로 낭비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혜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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