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OK즐겨읽기] 샤프의 성공비결 "최초가 되어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1면

일본 최초의 국산 라디오와 TV, 전자레인지, 세계 최초의 탁상전자계산기와 액정표시장치(LCD)를 개발한 기업은? 대부분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자제품 브랜드 소니를 떠올릴지 모르지만 정답은 샤프다. 학생들이라면 누구나 하나씩 갖고 있는 샤프 펜슬. 스물두살 때 샤프펜슬을 발명한 기발한 아이디어의 소유자가 샤프의 창업주 하야카와 도쿠지(1915~80)다.

책은 "다른 회사에는 없는 최초의 제품, 그래서 다른 회사가 모방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으로, 오로지 창조를 향한 열정으로 불탔던 도쿠지의 일대기를 그려나간다. 샤프가 일본에서 가장 창의적 기업 중 하나로 꼽히게 된 과정을 좇다 보면 경영주의 신념과 철학이 한 기업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 나아가 국가 전체로 메아리치는 것임을 실감할 수 있다. 도쿠지는 '다섯 가지 축적'을 평생에 걸쳐 강조했는데, 신용.자본.봉사.인재.거래선이 그것이다.

1900년대 초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다른 아이들이 뛰어놀 적에 갓난아기를 돌보고 성냥갑에 상표 붙이는 일을 해야 했던 소년이 대기업 총수가 되기까지의 인생유전이 흥미롭고도 감동적으로 다가오는 책이다.

기선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