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기대' 장하성펀드 다음 타킷은 어느 기업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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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지 못하던 소위 자산주들이 '저평가 자산주를 겨냥한다'는 장하성펀드 효과로 교대로 상한가에 진입하는 기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이전에 급등했던 종목들은 급락세로 돌아서는 경우도 많아 투자자의 주의가 요망된다는 지적이다.

30일 샘표식품(12,450원 1,600 +14.8%)은 오전 10시 전후부터 상한가(1만2450원)에 진입해 오후까지 이 가격대를 유지하고 있다. 샘표식품이 상한가를 기록한 것은 회사가 경쟁업체로 인수된다는 소문이 돌던 지난 2월23일 이후 처음이다.

샘표식품은 최근 창립 60주년을 맞아 새 CI를 발표하는 등 의욕적인 사업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상한가에 진입할 정도의 재료는 없다는 것이 대체적인 평가다. 증권업계에서는 자본금이 44억원으로 시가총액이 553억원에 불과한 샘표식품의 자산주로서의 가치가 부각됐기 때문으로 보고 있다. 이른바 장하성펀드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것.

실제로 샘표식품은 지난 14일 제출된 반기보고서 상으로 194억원의 토지와 179억원의 건물 등 667억원의 유형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또 재평가적립금 910억원이 기재돼 있고 현금성 자산 84억원도 갖고 있다. 장기 소외된 자산주로서의 면모가 충분한 셈이다.

상한가는 아니지만 한 제지회사는 실제 지분 2  ̄ 3%대 매입설을 바탕으로 5%대 급등하며 주목받고 있다. 이 회사는 장하성 펀드가 그룹 지배구조 문제를 제기할 것이라는 그럴듯한 시나리오까지 동반하고 있다.

반면 이 같이 화려한 조명을 받는 자산주 뒤에는 급등에 이은 급락을 연출, 롤러코스터식 주가를 보이는 회사들도 있다.

장하성펀드의 실제 목표물인 태광그룹의 계열사로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던 태광산업(699,000원 123,000 -15.0%)과 대한화섬(124,000원 7,000 -5.3%)은 나란히 10% 이상 급락 중이다. 태광산업은 하한가까지 추락했고 5일간 상한가를 기록했던 대한화섬도 이날 11.8% 하락 중이다.

전날 '대한'이라는 기업명으로 동반 급등을 기록했던 대한방직(51,800원 6,500 -11.2%)은 10% 하락 중이며 상한가로 기염을 토했던 대한제당(31,000원 1,050 -3.3%)도 이날 5.15% 하락했다. 저PBR기업으로 장하성펀드의 잠재 투자후보군이라는 평가를 받던 삼양중기와 대한유화도 4  ̄ 5% 떨어지고 있다. 전날 상한가를 기록했던 방림(17,200원 250 +1.5%)도 보합권으로 밀려났다.

증권업계에서는 장하성펀드의 매입이 알려지더라도 자산주들이 재평가를 받으려면 회사의 실질적 변화가 수반되야 한다며 신중한 투자자세를 잃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태광그룹은 대한화섬 주식을 추가매입하는 등 충돌 가능성만 부각됐을 뿐 장하성 펀드의 요구(△소액주주 권리의 개선 △독립적인 이사회 운영 △회사와 그 계열사들간의 거래 투명성 개선 △배당금 증액 △유휴자산의 매각 등)를 받아들이려는 움직임은 없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태광그룹 계열사들은 주식 자체로만 떼내 보면 상당히 위험성이 높은 상황"이라며 "(자산주가)대개 유통주식이 많지 않아 유동성이 워낙 낮은 주식이므로 향후 거래량 추이가 어떻게 진행될지 염두에 둬야한다"고 말했다.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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