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사람] 공학기술단체중앙회 김수삼 회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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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이공계 기피 현상에 대한 공학인들의 위기의식이 심각한 수준입니다. 정부가 아니라 공학인들이 스스로 나서서 대안을 마련할 때가 됐습니다."

지난 7일 출범한 한국공학기술단체중앙회 회장을 맡은 김수삼(金修三.58.한양대 부총장)대한토목학회장은 "직접 나서지 않으면 국가 경쟁력에 막대한 차질이 생길 것이라는 게 공학인들의 공통적인 우려"라고 단체 출범 배경을 전했다. 그는 "우선 14개 공학학회가 모여 출범했지만 올 연말까지는 80여개 단체가 가입할 것"이라며 "중앙회는 국내 공학계를 대표하는 기관으로 자리잡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이공계를 살리자는 토론만 무성했습니다. 그러나 능력있는 학생들이 공학분야에 대한 전공을 꺼리는 현상은 최근 들어 더 심해졌습니다. 대학은 산업 현장과 학생들이 원하는 맞춤 교육을 준비하고, 쪼개져 있는 학제를 학문의 융합시대에 맞게 개편해야 합니다."

金회장은 "이공계 기피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선 학계.산업계와 정부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중앙회는 학회뿐 아니라 산업부문에 종사하는 각종 기술사협회에까지 문호를 개방할 방침이다.

金회장은 "분야별로 쪼개진 연구로는 글로벌 시장을 지배할 첨단 기술을 만들어낼 수 없다"며 "학회간 통폐합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2백여개가 난무하는 국내 공학 관련 학회를 통폐합하는 논의도 급진전될 전망이다.

우선 여러 학회들이 프로젝트 중심으로 모여 토론하고 연구하는 범학회 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다. 예를 들어 다음달 열리는 '서해안 물류시스템 개선 심포지엄'은 토목.조선.해양학회가 공동으로 개최해 융합하는 공학 조류를 반영하고 있다.

세계화도 빼놓을 수 없는 과제다. 우물안 개구리에 머물고 있는 국내 공학 관련 자격증이 외국에서도 인정받을 수 있도록 한다는 복안이다. 대학의 공학교육도 국제적인 인증을 받도록 할 계획이다.

金회장은 이를 위해 "국제 공학 관련 인증을 논의하는 기관인 세계공학기구연맹(WFEO)에 한국을 대표하는 기구로 참여해 본격적인 협상을 벌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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