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대회 연속 1R 선두로 톱 랭커와 샷 대결 … 시선 집중! 이지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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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위(한국이름 위성미)를 능가하는 장타력, 신인답지 않게 언제나 생글생글 웃는 여유.

이지영(21.하이마트.사진)이 LPGA투어에서 자신의 진가를 드러내고 있다. 폭발적인 장타는 빙산의 일각으로 보인다.

28일(한국시간) 미국 오하이오주 더블린의 타탄필즈골프장에서 끝난 LPGA투어 웬디스챔피언십에서 이지영은 합계 21언더파로 공동 2위를 차지했다. 첫날 6언더파 66타로 단독 선두에 오르더니 이후 67-68-66타를 기록했다. 합계 21언더파는 1999년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이 세운 대회 최저타 기록(19언더파)을 2타, 코스 최저타 기록을 3타 줄인 신기록이다. 이지영이 60대 중반의 타수를 기록한 일은 종종 있었지만 4라운드 내내 60대 타수를 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세계 여자 골프계를 이끌 톱스타로 성장했다는 얘기다. LPGA투어 신인이면서도 최근 3개 대회에서 연속 1라운드 선두에 나서는 등 톱클래스 선수들과 끝까지 우승을 다퉜다.

불운했던 건 현재 LPGA투어 상금순위 1위인 로레나 오초아(멕시코)의 컨디션이 무척 좋았다는 점이다. 오초아는 최종 라운드에서 7언더파 65타를 치는 등 합계 24언더파로 우승했다.

이지영의 장타는 아직 저평가됐다. 브리티시 여자오픈에서 미셸 위의 드라이브샷은 몇 차례 벙커에 빠졌으나 이지영은 그 벙커를 훌쩍훌쩍 넘겼다. 이지영의 아버지 이사원씨는 "남자 선수처럼 공을 치는 LPGA투어 드라이브샷 거리 1위 카린 쇼딘(스웨덴)을 제외하면 브리티니 린시콤(미국)이든 미셸 위든 거리에서는 지영이가 더 낫더라"고 말했다.

장타를 친다고 대형 선수가 되는 것은 아니다. 이씨는 "지영이는 어릴 적부터 수학과 암산을 잘했고 말도 논리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래서 신인인데도 이른 시간에 코스 운영 능력을 배웠고 미국 그린에 적응한다는 해석이다.

이지영도 "다른 선수들과 달리 고등학교 때까지 수업을 하면서 운동을 했다. 다양한 생각을 한 것이 골프에 도움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지영은 "요즘 골프를 배우는 어린이들이 초등학교 때부터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얘길 들었다. 장기적으로는 좋지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성호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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