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정부군 바쿠시 장악/민병대와 교전… 83명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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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아제르바이잔 공
【모스크바 APㆍAFPㆍ로이터=연합】 유혈종족분규 진압을 위해 20일 아제르바이잔공화국 수도 바쿠시에 진입한 소련군은 5시간에 걸쳐 아제르바이잔 민병대와 치열한 교전을 벌인 끝에 바쿠시 전역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으나 아직도 곳곳에서 민병대의 저항을 받고 있다.<관계기사5,6면>
바쿠시로 진격한 진압군은 아제르바이잔 민족주의 단체인 인민전선과 그 지지자들이 설치해 놓은 바리케이드를 깔아 뭉개면서 바쿠시내로 진입했으며,이 과정에서 벌어진 쌍방의 교전으로 수십명에서 수백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것으로 보도했다.
진압군사령관 블라디미르 두베뉴크장군은 이번 충돌로 인한 사망자 공식집계가 정부군 14명을 비롯,83명이라고 밝혔으나 인민전선 대표들은 시내의 시체안치소들이 만원을 이루고 있으며 사망자 수는 6백명선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한편 진압군이 바쿠시를 장악한 후 바쿠시 위원회는 비상사태 철회와 진압군 철수를 요구하면서 진압군이 철수할 때까지 총파업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일부 민병대 병력은 진압군 진지 맞은 편 아파트건물을 차지,총격과 수류탄 및 화염병 공격을 가하고 있으며,이 지역 주둔 소련군 가운데 약 1백명이 소속부대를 이탈한 채 인민전선에 가담,진압군에 저항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아르메니아에 소속된 나히체반 자치공화국은 20일 정부군의 철수를 요구하면서 소련으로부터의 독립을 선언했다고 이란관영 IRNA통신이 보도했다.
고르바초프서기장은 20일 밤 전국에 방영된 TV연설을 통해 이번 무력진압이 어쩔 수 없는 마지막 조치였음을 강조하고,무력으로 권력을 장악하려는 과격분자들의 시도에 대해 정부가 무력으로 사태수습에 나설 것을 국민들이 점차 강력하게 요구했다고 이번 조치의 불가피성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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