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진학 열풍 “잠재우기”고육책/문교부 고교교육체제 개혁안의 배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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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부족한 실업고 수용능력 확대/기능인에 개방ㆍ전문대 문 넓혀
문교부가 17일 밝힌 고교교육 체제개혁방안은 91학년도에는 대입재수생이 30만명을 넘어서고 4년제ㆍ2년제 대학에 진학못하는 대입희망자가 55만여명에 달하는 등 대학진학의 과열풍토를 완화해 보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고교 3년간의 이수과목수가 인문계 27개,자연계 26개로 다른 나라에 비해 많고 선택의 폭이 좁으며,제2외국어 교육의 경우 독일어를 선택하는 학교는 3백63개교,일어 3백52개교,불어 2백4개교로 학생은 선택의 기회가 없이 학교가 일괄적으로 지정해 특정외국어에 편중돼 있는 등 현행 고교교육체제가 안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점도 고쳐보겠다는 뜻도 포함돼 있다.
이밖에 일반계고교 재학생중 대학진학 비지망자 6만8천명에게 대입준비생과 동일하게 획일적으로 실시되는 구조적 모순을 없애고 부족한 실업계고교 지원자의 수용능력을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개혁방향은 학생들의 능력과 적성에 따라 다양한 학습기회를 제공해 학생들의 잠재능력을 계발하고 진로선택을 도와주며,학생들이 의미있는 고교생활을 하도록 해 궁극적으로 대학진학의 과열현상을 완화하는 것으로 요약된다. 이를 위해 ▲진로교육강화 ▲일반계고교 작업교육강화 ▲실업계고교 교육의 확충 ▲제2외국어 선택기획 확대 ▲월반제ㆍ유급제도입 ▲교육과정 개정 등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진로교육강화를 위해 15개 시ㆍ도교위에 진로교육센터를 설치,운영하고 직업을 이해하고 진료교육을 위해 고교과정에 「직업의 세계」란 교과목을 신설하며,중3때 적성검사와 선발고사 성적으로 진로상담을 하고 고1때의 적성검사와 학력고사성적을 기준으로 대학진학이냐,아니면 취업이냐를 결정케 하는 한편 교육방송을 통해 직업이해교육을 실시키로 했다.
일반계고교의 대학진학 비지망자에 대해서는 직업학교,노동부산하 직업훈련시설,사회교육시설 등에 위탁교육시키고 교육과정운영에 융통성을 부여해 전자계산ㆍ자동차ㆍ상업미술ㆍ미용ㆍ비서실무 등 다양한 교과목을 설치,담당교사 순회제를 실시함과 아울러 컴퓨터 워드프로세서 등 실습시설을 확충할 계획이다.
교육과정개정도 추진,필수 12개과목을 축소하고 선택과목을 확대하며 이수단위를 조정하는 방향으로 91년까지 연구를 마칠 방침이다. 개정연구와 함께 서울사대부고ㆍ전남사대부고 등 4개교를 실험연구학교로 지정ㆍ운영하여 그 결과에 따라 92년부터 94년까지 교과서를 개편,94학년부터는 전고교를 대상으로 실시할 작정이다.
91년부터는 월반제와 유급제를 실시키 위해 올해에 연구학교 3개를 운영하는 한편 제2외국어를 복수로 설치,학생의 선택기회를 확대하여 이를 위해 지역별로 공ㆍ사립고교를 연계하는 순회교사제를 운영한다.
해마다 실업계고교지원자중 탈락하는 12만4천명 수용을 위해 앞으로 일반계 고교신설을 억제하고 일반계 고교를 실업계 고교로 전환할 방침이다.
또 실업계고교의 공동실습소를 매년 1∼2개씩 연차적으로 신설하고 농촌지역고교에 공업계 학과 설치를 확대,올해에는 14개교에 36학급을 늘릴 계획이다.
또 산업구조에 맞는 전자계산ㆍ전자ㆍ기계정밀ㆍ통신 등의 학과를 공업계고교에 설치하고 실업계고교에 학생들을 유인키 위해 점진적으로 무상교육을 추진하고 장학금 지급을 확대해 올해에는 4만3천7백35명에게 65억원을 지급하며 실업계고교졸업 기능인에게는 개방대와 전문대입학에 특혜를 줄 방침이다.<도성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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