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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우셰스쿠 처형|루마니아 특별 군재 부인도 함께 총살…재산 몰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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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부쿠레슈티·파리 AFP·로이터·AP=연합】 루마니아 독재자 차우셰스쿠 전대통령(71) 이 대학살·국가전복기도 등 「루마니아에 대한 중대범죄」혐의로 특별군재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25일 부인 엘레나(70)와 함께 총살, 처형됐다고 루마니아 임시정부인 구국위원회가 발표했다. <관계기사 5면>
부쿠레슈티 TV및 라디오방송은 『우리는 루마니아 역사를 피로 물들인 소름끼치는 독재자를 제거했다』고 말하고 『새해에는 우리모두 행복해지자』고 호소했다.
구국위는 TV를 통해 처형장면을 담은 사진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구국위성명은 차우셰스쿠 및 부인 엘레나는 특별군재에서 대학살, 친위병력을 통한 국가전복기도, 경제파괴, 10억 달러 이상의 재산을 해외도피 시키는 등 공공재산착복, 도주기도 등 5개항 죄목으로 사형이 선고돼 즉각 형이 집행됐으며 이들 부부의 재산은 몰수됐다고 밝혔다.
차우셰스쿠의 아들 니쿠와 딸 조이아도 앞서 체포된 것으로 TV화면 등을 통해 확인됐으나 이번에 부모와 함께 최후를 맞았는지 여부는 전해지지 않았다.
관측통들은 차우셰스쿠에 충성하는 보안군병력이 수도 부쿠레슈티 등을 중심으로 정규군에 치열한 항전을 전개하고있는 것과 관련, 그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처형을 강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루마니아 임시정부는 루마니아의 정치장래를 논의하기 위해 25일 수도 부쿠레슈티에서 시국회의를 시작했다고 유고슬라비아 관영 탄유그통신이 보도했다.
구국위는 고르바초프 소련공산당 서기장의 친구이며 차우셰스쿠에 의해 당 간부직에서 축출된 이온 일리에스쿠(59)가 임시정부격인 구국위를 주도하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리에스쿠는 이날 프랑스 르몽드지와의 회견에서 차우셰스쿠 정권하의 당 정치국원 전원을 체포했다고 밝히고 이들은 적절한 상황이 되면 십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친차우셰스쿠 보안군은 25일 정부군의 최후통첩을 무시한 채 수도 부쿠레슈티와 서부 티미시와라·아라드 및 시비우시 등지에서 필사적인 항전을 계속, 부쿠레슈티 부근에서도 간헐적인 총성이 들리고 있다.
그러나 부쿠레슈티 국제공항은 25일 정오 정상적인 업무를 개시, 의약품과 식량을 실은 외국 화물기들이 속속 도착하고 있으며 승객들도 팔을 들어올린 채 입국장 통과가 허용되고있다.
헝가리 라디오 방송은 「부쿠레슈티의 권위 있는 소식통」을 인용, 지난 8일간의 민중붕기에서 8만명의 사망자와 30만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보도했으나 이번 사태 중 전향한 치오바누 보건장관은 이 같은 사망자 보도가 「지나치게 과장된」것이라면서 시가전 사망자 수는 약5백명이고 2천5백명이 부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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