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체 미 형성기간 AIDS판별 어렵다.|헌혈 수혈환자의 감염으로 검사과정 맹점 드러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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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AIDS(후천성 면역 결핍증)항체가 형성되지 않은 기간의 감염자 혈액을 수혈 받은 환자가 AIDS에 감염된 사실이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지만 검사상의 이러한 맹점을 극복할만한 현실적인 방법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AIDS균은 보통 인체 내에 침투해 3주∼3개월 사이에 98% 이상항체가 형성된다. 현재국내 각종 AIDS검사기관에서 사용되고 있는 방법은 이 항체를 측정해 AIDS감염 여부를 판별하게 된다.
그러므로 항체 미 형성기간 중에는 이번 감염사례와 관련 있는 검사방법인 면역 효소 측정법(ELISA)과 같은 항체 측정법 으로는 전혀 측정이 불가능한 셈이다.
항체 미형성 기간 중에도 AIDS감염 유무를 측정 할 수 있는 방법으로 항원 측정 법이 있다. 항원측정법은 AIDS바이러스에 의해 인체 내에 형성된 항체를 측정하는 방법이 아니라 바이러스 그 자체, 즉 항원을 검사하는 방법이다.
현재 항원 측정 법은 ▲감염가능성이 매우 높은 사람이나 ▲AIDS를 치료하면서 인체내의 바이러스 양을 측정하는데 사용되는데 항체 미 형성기간 중에도 AIDS 여부를 가려낼 수 있다.
그러나 이 방법은 항체분석법보다 분석비용이 훨씬 많이들 뿐만 아니라 특히 감도가 낮아 항체측정법의 부수적 측정법 으로만 활용되고 있다.
감도가 낮다는 의미는AIDS판별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인데 현재 국립 보건원 AIDS과 에서 관리하고 있는 AIDS항체 양성 반응자 30명중 항원 측정 법으로 감염여부가 판별되는 것은 3∼4명에 불과하다.
즉 항체 측정 법이 항체가 형성된 기간에 사용하면 거의 100% 가까이 검출해 낼 수 있는 반면 항원 측정 법은 판별 능력이 10%이하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현재 선진국에서는 항원측정법의 감도를 높여AIDS를 검사해 내는 방법이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바이러스가 세포 내에서 증식한다는 특성 때문에 감도 높은 항원 측정 법은 아직 실용화되지 못하고 있는 형편.
국립 보건원의 AIDS과 신영오 과장은『전체AIDS감염자중 항체 미 형성자는 약2∼3%가량』이라고 추정했다.
한편 우리나라에서 1차 검사방법으로 효소면역측정법과 PA법 등이 사용되고 확인방법으로 뭬스던블로트법과 면역형광 측정법(lFA)이 사용되고 있는데 모두 항체측정 법에 해당된다.
또 검사기관은 1,2,3차 기관으로 나둬져 있다. 병·의원이나 보건소가 1차 기관이고 적십자혈액원과 각 시·도 보경환경연구소 등이 2차 기관, 국립보건원이 3차 기관으로 돼있는데 1,2차 기관은·대개 ELlSA방법만 활용하고 있다. <이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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