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띄는 이색학과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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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기업이나 지방자치단체와 협약을 맺고 실업계 고교 졸업생들이 입학하면 취업을 보장한다는 학교가 늘었다. 44개 전문대가 이처럼 입학과 동시에 취업하거나 졸업 후 취업을 보장하는 '협약학과'를 운영 중이다.

협약학과는 두 가지 유형이다. 먼저 실업계고 졸업생이 전문대에 진학하면 동시에 취업이 되는 '입학.취업 보장형'이 있다. 가톨릭상지대 인터넷상거래과(야간.20명) 등 18개 대가 여기에 해당한다.

거창전문대 컴퓨터응용전자공학부(홈넷정보전자)는 실업계고 졸업생이 입학하면 졸업 후 취업을 보장한다. 이 대학을 포함해 26개 대가 '졸업 후 취업 보장형' 협약학과를 운영하고 있다.

올해도 눈에 띄는 신설 학과들이 많다. 이런 현상은 해마다 지원자가 줄어드는 지방 소재 전문대에서 두드러진다.

대경대 동물조련이벤트과는 테마파크에서 동물을 조련하는 전문가를 키우는 것이 교육 목표다. 아주자동차대 하이브리드자동차학과도 친환경 자동차로 각광받고 있는 하이브리드차 관련 정비 기술자를 양성하기 위해 올해 처음 문을 열었다. 전주기전대 마사과(마사회.개인승마장 등 취업), 주성대 e스포츠 게임과(프로게이머.게임해설자 등 양성) 등도 올해 처음 학생을 모집하는 이색학과다.

전문대들은 또 독특한 대학 독자 기준에 따른 특별전형을 내세우고 있다.

대구공업대 등 6개 대는 자동차.기계.전기분야에 관심이 많은 여학생, 신흥대학 등 10개 대는 유아교육과 간호에 관심 있는 남학생, 전주기전대학은 약물 남용이나 흡연을 하지 않기로 서약한 학생, 전남과학대학 등 두 곳은 집안의 장남.장녀, 송곡대학 등 7개 대는 개인 홈페이지 운영자를 특별전형 대상자로 선발한다.

벤처기업 창업자(청강문화산업대학 등 7곳), 각종 행사 자원봉사자 및 축제 도우미 참가자(신성대학 등 8곳), 대안학교 출신자(대덕대학 등 4곳)에게 지원 자격을 주는 대학도 있다.

이 밖에 전문대나 4년제대 졸업자를 대상으로 정원외 특별전형을 하는 대학은 108개 대다. 이들 대학은 졸업자를 대상으로 총 1만6759명(전체 정원외 모집 인원의 70%)을 뽑는다. 주로 간호학과 등 보건.의료 계열이나 유아교육과 등 전문대 인기학과에 집중돼 있다. 실제로 4년제 대학을 졸업하고 전문대에 재입학하려는 학생 가운데 상당수는 간호학과 진학을 희망하고 있는 것으로 전문대교육협의회 측은 파악하고 있다. 108개 대 중 강원관광대 등 92개 대는 대학 시절 성적만을 가지고 전형한다.

협의회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국내에서도 미국 간호사 자격시험 응시가 가능해지면서 전문대 간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간호사 자격증 시험을 거쳐 미국에 취업하려는 4년제 대학 졸업자가 많다"고 말했다.

강홍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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