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핸드볼팀 도민사랑 "한 몸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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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핸드볼 불모지 제주도에 핸드볼 열풍이 휘몰아치고 있다. 돌풍의 핵은 제주대팀.
제주대 팀은 국립대로서의 예산부족 및 선수부족의 핸디캡을 딛고 창단6년만인 지난3월 제3회 대통령배전국선수권대회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하면서 주목받기 시작, 지금은 전 도민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팀으로 성장했다.
핸드볼협회가 붐조성을 위해 마련한「핸드볼 큰잔치」1차 시리즈 (제주, 광주, 이리) 에서는 정상의 라이벌 성균관대 팀과 첨예한 대결을 펼치면서 2차 시리즈에 진출, 연일 4천∼5천명의 관중을 끌어 모으는데도 큰 역할을 해왔다.
지금은 제주대의 교기이자 도민의 사랑을 받는 스포츠로 뿌리내린 핸드볼의 불씨를 제주도에 처음 지핀 사람은 현감독 권순창씨 (권순창, 36).
서대전고↓강원대선수출신의 권감독은 묵호중에서 교편을 잡던 중『이대로 핸드볼인생을 끝낼 수 없다』는 생각에 당시 안면이 있던 현평효 (현평효) 제주대총장을 찾아가 『예산을 안 줘도 좋으니 팀을 하나 만들어 달라』고 간청, 어렵게 승낙을 받아냈다.
예산이 한정된 국립대에서 개인종목도 아닌 구기종목 팀을 육성하기는 쉽지 않은 일.
권감독의 핸드볼에 대한열정에 손을 든 학교측은 창단 (83년) 첫해 예산으로2백50만원을 책정, 일단 제주대호(호)를 출범시켰다.
그러나 문제는 다음이었다. 무명 제주대로 오겠다는 선수가 거의 없었다.
도내 고교 팀이 전무한 상태에다 육지에서 특별한 메릿이 없는 제주대에 우수한 선수가 올리는 만무했다. 그렇다고 거액의 스카우트 비를 들일 여유는 더욱 없었다.
할 수 없이 각 고교 팀을 순례하며 갈 데 없는 선수를 데려오는 수밖에 없었다.
핸드볼인 들은 권감독을「의리 있는 사나이」「스카우트의 귀재」라고 부른다.
평소 핸드볼 계에서 심어온 그의 의리가 큰 힘이 돼 어렵게 팀을 구성한 제주대 팀은 1년내내 서귀포 해변 가와 학교체육관을 오가는 맹훈련 끝에 창단 이듬해인 84년 전국체전에서 종합3위를 차지한 후 지금까지 정상 권을 지켜오고 있다.
이 같은 성적은 거의 권감독 개인의 헌신 위에서 이뤄지고 있다.
1년 예산은 아직도 창단 해와 똑같은 2백50만원으로 팀 운영은 고사하고 훈련도 제대로 못할 판.
권감독은 용담동 자기집 옆에 방8칸짜리 독채를 전세내 선수단 숙소로 활용하고 있으며 팀훈련비 및 대회 참가비는 대전에서 농장을 하는 부친의 도움 (연3천만∼4천만 원)을 받고있다. 그래도 사립대 팀의 연 예산 1억원엔 턱없이 모자라는 실정이다.
그러나 권감독은 희망에 차있다. 내년부터 신인 임현식, 임상녕이 가세하는 데다 쌍포 임진석, 노현석과 GK 이동현이 새 대표팀으로 발탁되는 등 건재하고 학교측도 예산을 1천만 원 수준으로 크게 울려줄 방침이어서 제2의 도약을 다짐하고 있다. <신동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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