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화합의 계기 되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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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15일 밤의 청와대 「대타협」에 대해 시민들은 대부분 환영·긍정하는 편이었으나 일부에서는 『내용이 미흡하다』 『실현이 잘될지 의문이다』는 소극적 반응도 보였다.
시민들은 특히 5공청산에 깊은 관심을 보여 이번 합의로 숙제로 남아있던 5공청산이 완전히 해결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일부에서는 이번 합의가 표피적인 청산에 그쳐 수긍할 수 없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대부분의 시민들은『이번 합의를 계기로 국민화합이 이뤄지고 비생산적인 논쟁을 불식해 민생안정을 찾아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상인 박상유씨(44)는 『5공청산에 너무 많은 시간을 허비했다』며 『늦은 감이 있지만 이제라도 타결돼 다행이며 이를 계기로 나라전체가 안정적으로 발전하고 갈등이 없도록 정치인들이 힘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무원 김정남씨(42)는 『5공청산에 관한 국민여론 수렴은 일찍 되었는데도 당리당략에 휘말린 정치인들 사이의 의견조정에 오히려 지나치게 시간을 오래 끌었다』며 이런 분위기 속에서 뒤늦게나마 타결돼 다행이며 그동안 정치불안으로 행정까지 흔들렸는데 이번 합의를 계기로 모든 분야에서 여야가 툭 터놓고 합의를 바탕으로 문제를 풀어나가는 자세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시민 최영훈씨(46·사업·대구시 송현동)는 『이 정도 수준에서 타협된 것은 다행이지만 4당 총재가 5공청산이란 역사적 과제를 나눠먹기식으로 처리한 것 같은 허탈감을 지울 수 없다』며 『5공청산은 민생안정 측면에서 어떻게든 시급히 끝나야 한다』고 말했다.
주부 박영진씨(35·서울개포동 우성아파트)는 『5공청산이 일단락 돼 일단 기쁘나 실무접촉과정에서 국민들이 납득할만한 결실이 나와야 진정한 5공청산이 되리라 본다』고 말하면서 『이에 따른 구체적인 실행과 함께 경제안정이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전민련·전대협 등 재야 사회·학생단체는 규탄대회를 갖기로 하는 등 이번 합의에 큰불만을 표시했다.
전민련은 16일 오전 5공청산 방법에 대한 반박성명을 내고 40여명이 항의농성을 시작했으며 17일부터 대구·부산·광주 등 6개 도시에서 규탄집회를 갖기로 했다.
한편 광주시민들은 대부분 실망스럽다는 반응이었으며 5·18유족회장 전계량씨(52)는 『5·18문제는 보상보다 사실·책임자 규명이 핵심인데 이에 대한 해결방안을 제시하지 않고 보상문제만 논의한 것에 분노를 느낀다』고 말했다.
또 박영수군(22·조선대미대3년)은 『영수회담 합의내용을 인정할 수 없으며 5·18문제해결, 보안법 철폐 등을 쟁취하기 위해 국민적 투쟁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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