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국적 합의 최선 다했다" 회담마친 3김 총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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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16일 오전 2시쯤 마포 당사에 도착한 김종필 공화당총재는 회담타결에 만족한 듯 비교적 밝은 얼굴로 기자들에게 회담경과를 설명했다.
그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증언 실현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처리대상 인사들에게 감정적 상처를 주지 않기 위해 애쓰는 모습을 보였다.
-회담성과를 평가해달라.
『만족스럽지는 않지만 일응 5공 문제를 청산할 수 있는 기초를 닦았다고 생각한다. 대립되는 주장들이 결국 절충을 할 수 있어서 잘됐다. 국정을 빨리 안정시켜야 한다는 절실한 인식 밑에서 어렵게 합의점을 찾아낸 분들에게 경의를 표하고 싶다.』
-정호용 의원 문제는 어떻게 처리되는가.
『정 의원이 퇴진할 것으로야 3당총재가 믿고 있다. 논란 끝에 대통령이 최선을 다해 성심껏 합의를 이행하겠다고 굳게 약속했고 내가 받아들이자 다른 두 총재도 대통령을 믿고 그렇게 하겠다고 해 타결된 것이다.』
-이원조 의원 문제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됐었는데.
『이 의원이 부정이나 부조리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대통령과 세상에서 그렇게 간수하고 있다는 김영삼 총재간에 의견대립이 너무 팽팽해 내가 중재 안을 냈다.
김 총재가 그것으로 시대가 정리된다면 중재 안을 받아들이겠다고 했고, 대통령도 김 총재가 그렇게 이해한다면 동의하겠다고 해 타결된 것이다.』
-핵심인사의 책임문제는 어떻게 논의됐는가.
『원인이 어디 있든 결과적으로 어떻게 타결됐든 더 이상 상처를 주지 말아야하겠다는 심정에서 그 얘기는 하지 않겠다. 대상인사에 대해 이런 소리, 저런 소리로 더 상처를 주고싶지 않다. 오늘 대통령 얘기를 들어보니 보도되거나 구전되는 얘기들이 상당히 사실과 거리가 있는 것으로 느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증언에 응하리라 보는가.
『국회분위기나 증언진행 요령 등이 나가서 얘기할만한 것으로 합의가 됐을 때 증언을 하겠다는 것이 사실 아닌가. 대통령이 「그렇게 될 경우 증언을 요청하겠다」고 한 것은 그만큼 일이 진행된 것으로 봐도 될 것이다.』
-합의에 이른 경위는.
『전직 대통령을 차례차례 증언대에 올려놓는 것은 고통스럽고 바람직하지 않은 일이라고 대통령이 여러 번 얘기했으나 한 시대를 매듭짓기 위해선 불가피하다는 것을 야당 측이 계속 주장했다. 대통령은 국회에서 합당한 절차와 예우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극히 조용하게 증언이 진행된다고 하면 그런 준비가 되는대로 증언을 권유하겠다고 했다.』 <조당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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