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운동에 1200억원 기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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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 시장이 금연운동에 사재 1억2500만 달러(1200여억원)를 기부하겠다고 15일(현지시간) 발표했다.

그는 이날 NBC 스튜디오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담배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을 죽이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흡연의 해악은 자선단체로부터 별다른 주목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빨리 행동을 취하지 않으면 금세기 중 10억 명이 담배로 목숨을 잃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번에 블룸버그가 희사하겠다고 밝힌 액수는 금연사업에 기부된 자금으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미국 언론들은 앞으로 2년 동안 블룸버그가 세운 자선단체에 기부금이 전해져 전 세계를 상대로 하는 금연사업에 쓰일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거부인 블룸버그는 그동안 자선 활동을 조용히 벌여왔다. 현재 51억 달러의 재산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그는 자신의 재산 대부분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여러차례 밝혀왔다.

실제로 그는 지난해 1억4400만 달러를 사회단체 등에 기부, 미국 내 7번째의 자선사업가가 됐다. 최근에는 뉴욕 맨해튼에 4500만 달러짜리 건물을 구입, 자신의 자선단체가 입주토록 했다.

지금까지 블룸버그는 여러 자선단체에 큰 돈을 기부하면서도 아무런 발표를 하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기자회견을 자청, 자신의 뜻을 밝혔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는 "기부 사실을 널리 알리는 것이 좋은 아이디어를 가진 인재들을 끌어들이는 데 도움이 된다고 판단, 홍보키로 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지금까지 그는 빈곤 구제와 질병 퇴치에 큰 관심을 보여왔으나 이에 못지 않게 금연의 중요성에 대해서도 확고한 신념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래서 그는 2002년 1월 시장 취임 6개월 만에 6달러 하던 말보로 담배 한 갑을 7.5달러로 인상했다. 2003년 초에는 1만4000여개 레스토랑과 술집을 포함, 뉴욕시 내 모든 공공건물의 내부에서는 담배를 못 피우도록 하는 금연법 제정을 주도하기도 했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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