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 거인' 삼키는 한국 벤처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6면

아이디어에 자본력까지 보강한 벤처업체들 가운데 대기업에 못지않은 다각화 수완을 보이는 곳이 늘고 있다. 외국기업을 공격적으로 인수해 몸집을 불리는 등 수백억원대의 인수합병(M&A)거래가 잇따르고 있다.

바이오메디컬 회사인 코암나노바이오는 미 노바트릭스 바이오메디컬로부터 수술용 로봇 관련 특허권 등 35건의 특허를 무상으로 넘겨받았다고 14일 밝혔다. 이 특허는 노바트릭스가 최근 1000만 달러에 인수한 미국의 인공관절 수술 전문 로봇 개발회사 ISS의 자산이었다. ISS는 1996년 미 나스닥에 상장된 뒤 한때 시가총액이 3700억원 규모에 달했다. 노바트릭스는 한순갑 코암나노바이오 회장이 대표이사여서 코암나노바이오의 미 현지법인에 해당한다.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 640억원의 바이오벤처가 나스닥에 올라 있는 골리앗 회사를 집어삼킨 셈이다.

통신단말기 업체인 유비스타도 미 전국망 VoIP(인터넷전화) 서비스 업체인 애니유저USA를 계열사로 편입했다고 최근 밝혔다. 유비스타는 이 회사에 400만 달러를 투자해 지분 32%를 확보함으로써 인수를 마무리했다.

신약개발 전문업체인 크리스탈지노믹스는 5월 국내 굴지의 화장품 회사인 태평양의 차세대 관절염 치료제 후보물질의 판매권을 300억원에 사들였다. 코스닥 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이 사업확장의 실탄이 됐다. 이 물질은 임상시험 경과가 좋아 기존 관절염 치료제의 심장.혈관계 부작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심재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