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시바우 주한 미대사가 전시 작전통제권을 비롯한 한.미 현안에 대해 논의하기 위해 14일 오후 국회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사무실을 잇따라 방문했다. 강정현 기자
◆ '환수'인가 '이양'인가=여당 지도부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전작권 문제에 대해 '환수(takeback)'라는 표현을 고수했다. 그러나 버시바우는 '이양(transfer)'으로 응대했다. 면담 내내 '환수'와 '이양'이라는 표현이 오갔다. 반면 한나라당 강 대표는 버시바우 대사에게 "환수가 아닌 '단독행사'가 맞다"고 했다. 버시바우 대사는 이에 대해 "작전권 문제를 독립(liberation)이나 주권(sovereignty) 확보로 본다면 오도하는 것(misleading)"이라는 견해를 밝혔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청와대는 9일 "환수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강조한 바 있다.
◆ "김 의장의 견해 듣고 싶다"=버시바우 대사에게 김 의장은 영어로 인사를 하며 자리를 권했다.
▶버시바우="이 자리를 통해 김 의장의 정치적 견해를 경청하고 싶다."
▶김 의장="나는 70.80년대 민주화 운동을 했다. 미 행정부의 여론은 한국 민주주의를 지지했다. 그런데 중요한 고비에 우리의 바람과 일치하지 않는 쪽으로 가는 경우 비판적이 되곤 했다."
▶버시바우="과거 미국이 한국의 민주주의를 충분히 지원하지 않았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김 의장 같은 분의 희생, 광주의 희생이 민주주의 발전에 도움이 됐다. 한.미동맹은 민주주의.인간 존엄 같은 공통 가치에 기반해야 한다는 김 의장 말씀에 동의한다."
▶김 의장="한국이 2012년을 전작권 환수 시기로 정하자 미국이 맞대응해 2009년으로 당겼다는 얘기가 언론에 나오는데 사실인가."
▶버시바우="어디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 시기 문제로 한.미 간 견해차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시기가 확고하게 정해진 게 없는 만큼 양국 협의를 통해 안전하고도 위험이 없도록 해결해 나갈 것이다."
◆ "정기적인 만남을 기대"=직후 버시바우 대사는 한나라당 대표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여기선 내년 대선에 관심을 보였다.
▶버시바우="내년 대선의 이슈는 뭐겠는가."
▶강 대표="경제와 안보가 될 것 같다."
▶버시바우="지속적으로 정책 전반에 관해 한나라당과 연락을 취해 한.미 동맹을 강화하고, 우려스러운 상황도 함께 해결하길 희망한다."
▶강 대표="참여정부 들어 한.미 관계가 상당한 위기다."
▶버시바우=(긴장한 표정으로)"…."
▶강 대표="전작권 환수는 차기 정권에서 검토돼야 한다."
▶버시바우="전작권은 (안보) 위험이 최소화하는 로드맵에 바탕해 이뤄져야 한다. 신중하게 진행해야 하고 정치화해선 안된다."
채병건.강주안 기자<mfemc@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cogit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