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펀드 스타일' 은 …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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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펀드에도 '스타일'이 있다. 옷이 그렇듯, 간접투자를 한다 해도 자신에게 맞는 스타일을 찾아야 성공할 수 있다. 대박을 노려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싶은 사람과 큰 손실 없이 안정적 수익을 원하는 사람은 투자 스타일이 달라야 한다.

이런 면에서 투자자들은 펀드의 스타일을 잘 파악해야 한다.

주식형 펀드라 해도 보통 투자 대상에 따라 운용 스타일을 9가지로 구분한다. 시가 총액을 기준으로 ▶대형▶중형▶소형 등 3개로 나누고, 이어 주가수익비율(PER).주가순자산비율(PBR) 등을 따져 ▶가치형(이들 비율이 낮은 종목)▶혼합형(중간).성장형(높은 종목)으로 나눠 총 9가지 스타일이 나온다.

◆선진국은 펀드 스타일 다양=한국투자증권이 설정액 50억원 이상인 국내 주식형 펀드(주식 편입 비중 70% 이상) 208개를 조사한 결과, 대형혼합형이 81.9%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대형가치형(13.4%)까지 포함하면 전체의 95%가 넘는다. 한국에서는 주식형 펀드라도 대형주 중심으로 안정성을 중시하는 운영이 주를 이루는 것이다.

한 펀드 매니저는 "국내 증시는 상위 종목 10개가 시가총액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기 때문에 펀드별로 스타일을 다양화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반면 선진국 펀드들은 운용 스타일이 골고루 나눠져 있다. 미국 펀드평가사인 모닝스타가 비슷한 속성의 투자방식을 유지하는 4589개(6월 현재) 주식형 펀드를 분석한 결과, 스타일별로 대형성장(28.2%).대형혼합(23.6%).중형성장(14.2%).대형가치(11%) 등이 고루 분포돼 있었다.

◆고수익 원하면 대형 혼합형이 적합=국내에서는 펀드 운용 방식이 제한돼 있지만 그래도 잘 따지면 내게 적합한 펀드를 고를 수 있다. 위험이 크더라도 높은 수익을 원하면 '대형 혼합형'을, 수익은 낮더라도 안정적인 운용을 원한다면 '대형 가치형'을 택하라는 지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이 208개 펀드를 대상으로 최근 1년간 스타일별 수익률과 위험도(연간 수익률이 출렁거린 정도, 표준편차)를 측정한 결과 '대형 혼합형'의 설정액 상위 10개 펀드의 위험도는 20~25% 에 달했다. 수익률이 한 달 만에 20% 이상 급등하거나 반대로 고꾸라질 수 있었다는 얘기다.

반면 수익률은 20~30% 수준으로 높았다. 특히 '한국삼성그룹적립식1'은 연수익률이 40%나 됐지만 상대적으로 수익률 변동이 심했다(위험도 23%). 그러나 '대형 가치형' 중 상위 10개 펀드의 위험도는 15~20%에 그쳤다. 혼합형보다는 5%포인트 가량 안전한 셈이다.

반면 수익률은 혼합형의 절반 수준인 10~20%에 불과했다. 위험도가 15%로 안정적이라고 평가받은 '프레스티지 고배당'은 수익률이 5%에도 못 미쳤다.

한국투자증권 박승훈 연구원은 "자신의 자산상태.나이 등을 고려해 어떤 스타일의 펀드가 적합한지 전문가에게 물어보고 꼼꼼히 따져 펀드에 가입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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