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대표팀 등번호에 숨겨진 비밀

중앙일보

입력

선수단 공식 인터뷰가 열린 13일 파주NFC.

이원재 대한축구협회 홍보국 미디어담당관으로부터 건내받은 대표팀 명단을 보던 중 조금 재미있는 사실이 발견된다. 38인 명단이 적힌 용지와 다시 받은 용지에서의 선수들 등번호가 각기 다른 것.

박주영(10번) 등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선수들 대부분의 번호가 모두 바뀌었다. 다시 처음부터 백넘버와 선수들의 얼굴을 대조하고 파악해야 하는 수고를 겪게 생겼다.

물론 협회에는 아무런 잘못이 없다. 대표팀의 조준헌 주무는 이러한 모든 것을 AFC(아시아축구연맹)의 꽉 막힌 행정탓으로 돌린다.

AFC는 지난 2월 시리아와의 원정경기를 앞두고 40명의 예비 엔트리 즉, 1번부터 40번까지를 요구했었다. 그러나 당시 아드보카트 감독은 유럽파를 제외하고 아시아-미주-유럽 등지로 전지훈련을 떠났기 때문에 국내파가 40번 이내, 특히 핵심번호인 20번 이내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

조 주무는 "협회는 이번 명단을 AFC에 제출하려 했지만 최근 공문을 통해 '지난 2월 제출했던 엔트리와 등번호를 다시 바꿀 수 없다'고 밝혀왔다"면서 "이는 내년 아시안컵까지는 그대로 이어질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 경우 조금 어처구니없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 대회를 앞두고 유럽파가 뽑히면 안정환(37번)이나 이을용(38), 김영광(31번) 등과 마찬가지로 대부분이 30번대 이후의 번호를 받게 되고, 뉴 페이스의 경우 40번 이후의 번호를 달고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오랜만에 대표팀에 재승선한 최성국이 40번이고 김용대가 43번이다. 박지성, 이영표, 설기현 등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3인방의 등번호가 새삼 궁금해진다. 【파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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