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참배' 일본 50%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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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를 반대하는 일본 국민이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이 5, 6일 실시해 9일 보도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반대한 응답자는 50%로, 찬성 40%를 앞질렀다. 이는 두 달 전인 6월에 실시한 결과에 비해 반대가 8%포인트 늘고, 찬성은 6%포인트 줄어든 것이다. 요미우리가 올해 세 차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참배 반대론이 앞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또 고이즈미 총리가 제2차 세계대전 종전일인 이달 15일에 참배하는 데 대해선 ▶찬성 43% ▶반대 49%였다.

야스쿠니에서 태평양전쟁의 장본인인 A급 전범을 분리하는 문제에 대해선 62%가 찬성을 나타냈다. 최근 쇼와(昭和)시대의 히로히토(裕仁.1901~89) 일왕이 A급 전범의 야스쿠니 합사에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당시 궁내청 장관의 메모가 알려지면서 일 국민의 야스쿠니 신사에 대한 시각에 미묘한 변화가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한편 고이즈미 총리는 9일 나가사키(長崎) 원폭 투하 61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뒤 "공약은 살아 있기 때문에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2001년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내걸었던 8월 15일의 참배 공약을 지킬 것임을 강력히 시사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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