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청탁금지법 선물가액 그대로?…정부·농업계 갈등

중앙일보

입력 2021.08.20 10:36

부산 해운대구 반여농산물도매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명절 선물용 및 제수용 과일을 구입하고 있다. 중앙포토

부산 해운대구 반여농산물도매시장을 찾은 시민들이 명절 선물용 및 제수용 과일을 구입하고 있다. 중앙포토

청탁금지법(김영란법)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을 상향을 놓고 정부와 농·어민 간 갈등이 커지고 있다.

20일 한국종합농업단체협의회(한종협)는 국민권익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청탁금지법상 농·수산물 및 농·수산가공품 선물 가액 상향을 촉구했다. 한종협은 한국농업경영인중앙협의회·한국농촌지도자중앙협의회·한국4-H본부·한국여성농업인중앙연합회 등 6개 농업인단체로 구성한 연대체다.

한종협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기후·환경 변화로 농·수산물 생산과 판매에 불안정성이 심화하고 있다”면서 “명절 선물 비중이 높은 국내산 농·수산물 소비 행태를 고려할 때 청탁금지법상 선물 가액 상향 시 별도의 사회적 비용 없이 소비 증진으로 농·어가 경영 안정 및 지역 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원래 청탁금지법은 공직자 등에 대한 일반 선물은 5만원, 농·축·수산물과 가공품은 10만원을 한도로 정해 놓고 있다. 하지만 코로나19로 업계 어려움이 커지자 정부가 시행령을 일부 개정해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날 각각 한 차례씩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을 10→20만원으로 올렸다.

업계가 선물 가액에 매달리는 것은 그만큼 경제적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실제 선물 가액을 처음 올렸던 지난해 추석 농·수산 선물 매출은 2019년 추석보다 7% 증가했다.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귀향을 포기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답례품으로 고액 선물을 찾는 사람이 많아지자 10~20만원대 선물 매출이 10% 증가했다.

하지만 올 추석에도 선물 가액이 오를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잦은 예외 적용에 법 취지 훼손을 우려한 국민권익위원회에서 난색을 보여서다. 실제 권익위는 이번 추석 선물 가액 상향에 반대하는 것은 물론 이 기준을 민간까지 확대하는 ‘청렴 선물 기준 권고안’까지 마련할 방침으로 알려졌다. 권고안은 법적 강제성은 없지만, 업계에서는“심리적으로 소비 위축을 가져올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정부의 부정적 기류가 전해지면서 지방자치단체와 정치권 압박도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이철 경북도지사와 김영록 전남도지사는 전현희 권익위원장 찾아 선물 가액 상향을 직접 요청했다.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조만간 선물 가액 상향을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할 예정이다. 국회는 아예 추석 등 명절에 선물 가액을 올리도록 하는 법률개정안까지 제출했다. 다만 개정 법률안이 당장 통과하기 힘들어 올해 추석에도 한시 상향할 수 있도록 정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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