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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부당합병 의혹' 법정행…증인 수첩 "한동훈" 5번 언급 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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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가석방으로 풀려난 지 6일 만에 법정에 출석해 삼성물산·제일모직 간 부당합병 의혹에 대한 재판을 받았다.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광복절 가석방으로 풀려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재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시스

19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5-2부(부장 박정제·박사랑·권성수)는 자본시장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이 부회장에 대한 12차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삼성전자와 제일모직이 합병을 준비하던 2014~2015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에서 근무했던 현 삼성증권 팀장 최모씨를 증인으로 불러 신문했다.

증인 수첩에 적힌 ‘특수2부’‘한동훈’‘끝까지 부인’ 

검찰은 증인신문에서 최씨가 2019년 검찰 수사에 대비한 정황을 포착해 집중 공략했다. 이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 수사를 맡았던 당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와 3차장 검사인 한동훈 검사장이 다섯 차례 언급됐다.

검찰은 최씨의 수첩에서 ‘특수2부’ ‘한동훈’ ‘끝까지 부인’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는 점을 가리키며 “이 수첩 메모는 2019년 3월 삼성증권을 압수수색을 할 때 증인 책상에서 나왔다”며 “삼성 관련 수사가 개시된 걸 어떤 경로든 알고 작성한 것 아니냐”고 추궁했다. 실제로 그해 3월 14일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는 삼성물산 사무실을 압수수색했다.

최씨는 검찰이 “(이 내용은) 어디서 들은 것으로 보이는데 변호사한테 듣거나 적어도 내부에서 논의한 내용 아니냐”고 묻자 “내부에서 전달받은 사실이 없고 누구의 지시로 메모한 것으로 기억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제가) 조사를 받거나 한 상황은 아니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 여러 가십거리가 오가던 것을 메모한 것으로 보인다”고도 설명했다.

최씨는 미래전략실 요청으로 삼성증권이 경영권 승계 계획안인 ‘프로젝트 지(G)’를 작성한 것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선 “발령난 뒤 이런 업무가 검토된다는 걸 알았다”며“어떤 목적에서 작성됐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룹에서는 재무적 측면에서 검토했을 것으로 안다”고 했다.

가석방 뒤 첫 재판 이 부회장, 질문엔 ‘묵묵부답’

이날 오전 9시40분쯤 검은색 정장을 입고 법원에 출석한 이 부회장은 ‘가석방 후 첫 재판에 대한 입장’ ‘취업제한조치 위반 논란에 관한 입장’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법정으로 들어갔다. 이 부회장은 앞서 지난 17일 법원에 신변 보호를 요청했다. 재판부도 이를 받아들여 법원 인력을 배치해 이 부회장과 일반 시민들 사이를 분리하도록 했다.

이 부회장은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고의로 제일모직 주가를 띄우고 삼성물산 주가를 낮추는 등 부당 행위를 지시한 혐의로 지난해 9월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이 부회장이 그룹 승계 계획안인 프로젝트 G에 따라 2015년 9월 합병 당시 자신에게 유리한 비율로 합병하도록 허위 정보를 흘리거나 중요 정보를 감춘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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