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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시·네이마르·음바페 ‘파리의 삼각관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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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파리의 삼각관계

파리의 삼각관계

프랑스 프로축구 파리 생제르맹이 세계 축구 팬의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축구의 신’ 리오넬 메시(34)가 입단하면서다. 기존 특급 골잡이 킬리안 음바페(23), 네이마르(29)에 메시가 가세하면서 PSG는 꿈의 공격 삼각편대를 이뤘다. 팬들은 이들의 이름 앞글자를 따 ‘MNM 트리오(메시-네이마르-음바페)’이라고 부른다. 창단 후 첫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기대감도 커졌다.

PSG ‘MNM 트리오’ 끝까지 갈까 #메시 등장에 조연 된 수퍼스타들 #음바페, 재계약 거부 떠날 준비 #네이마르도 4년 만에 2인자로

다만 MNM이 2021~22시즌을 완주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셋의 속내가 다르기 때문이다. 수년에 걸쳐 팀 내 입지를 다진 음바페와 네이마르가 순순히 메시에게 주인공 자리를 내줄 리 없다. 그렇다고 실력과 인기에서 메시를 제치기도 쉽지 않다. 말 그대로 복잡한 ‘파리의 삼각관계’가 시작됐다.

음바페가 선수를 쳤다. PSG의 6년 장기 재계약 제안을 뿌리친 것으로 알려졌다. 구단은 네이마르 수준의 주급 49만 파운드(약 8억원)를 제시했다. 현재 음바페의 주급은 41만 파운드(약 6억5000만원)다. 그가 연봉 인상을 거부한 건 메시 때문으로 풀이된다.

음바페는 지난 시즌 프랑스 리그1에서 27골(31경기)을 터뜨렸다. 부상과 부진으로 9골(18경기)에 그친 네이마르를 크게 앞서며 사실상 팀 내 일인자로 올라섰다. 그가 네이마르를 제치고 팀 에이스를 차지한 건 PSG 입단(2017~18시즌) 4시즌 만이다. 이제 그의 목표는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유벤투스)에 이어 ‘축구 황제’에 오르는 것이었다. 그런데 메시의 등장 탓에 하루아침에 다시 조연으로 추락할 위기에 처했다. 프랑스 레퀴프는 “음바페는 메시의 입단이 기쁘지 않다”고 속마음을 대신 전했다. 음바페가 이적을 원하는 팀은 어린 시절부터 동경하던 레알 마드리드(스페인)다. 새 간판스타를 물색 중인 레알 마드리드도 음바페에 러브콜을 보냈다. 음바페는 지난 15일 리그1 2라운드 스트라스부르전에서 1골 1어시스트로 4-2 승리를 이끌었다. 그런데도 홈팬들은 팀을 떠나려는 음바페에게 환호 대신 야유를 보냈다.

네이마르는 메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그는 메시가 PSG 이적을 결심하자 자신의 등 번호(10번)를 양보하겠다며 존경심을 보였다. 10번은 에이스의 상징이다. 메시는 네이마르의 제안을 거절하고 30번을 택했다. 문제는 네이마르도 ‘메시 콤플렉스’가 발동하면 상황이 달라질 수 있다는 거다.

네이마르는 2013~14시즌부터 네 시즌 동안 바르셀로나(스페인)에서 메시와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네이마르는 메시, 루이스 수아레스와 ‘MSN 트리오(메시-수아레스-네이마르)’로 불리며 유럽을 호령했다. 2014~15시즌엔 트레블(유럽 챔피언스리그·정규리그·국왕컵 우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모든 스포트라이트는 메시 차지였다. 메시는 세계 최고 선수에게 주는 발롱도르(올해의 선수상)를 여섯 번이나 거머쥔 ‘절대자’였다. 네이마르가 2017~18시즌을 앞두고 PSG로 이적한 것은 일인자가 되기 위해서였다. 당시 네이마르는 유럽 축구 역사상 최고 이적료(약 3000억원)를 기록하며 소원대로 PSG의 에이스가 됐다.

네이마르는 최근 잊었던 ‘메시 악몽’을 다시 겪었다. 지난달 11일 끝난 2021 남미축구선수권대회(코파 아메리카) 브라질 대표팀 주장을 맡았는데, 결승전에서 메시가 이끄는 아르헨티나에 0-1로 졌다. 고향 브라질에서 열린 경기라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었다. 일부 팬은 네이마르를 두고 “메시에 밀려 바르셀로나를 떠났다”, “PSG에서 ‘메시 놀이’를 한다”며 조롱했다. 네이마르가 이번에도 메시의 그늘에 가리는 상황이 온다면 MNM은 분열될 수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은 “메시가 오면서 PSG는 ‘수퍼팀’이 됐지만, 메시, 네이마르, 음바페의 공존은 불투명하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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