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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m 공격수 뮬리치 "3연속골로 성남 3연승 이끈다"

중앙일보

입력

수원전 득점 후 세리머니하는 뮬리치. 그는 연승 중인 성남 공격의 중심이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수원전 득점 후 세리머니하는 뮬리치. 그는 연승 중인 성남 공격의 중심이다. 사진 프로축구연맹

프로축구 성남FC는 최근까지 제대로 된 훈련을 못했다. 지난달 5~10일 강원도 고성 전지 훈련 직후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면서다. 선수단 46명 중 22명(선수 14명, 스태프 8명)이 무더기로 감염됐다. 당시 성남은 K리그1 10위에 처져있었다. 성남 선수단은 자가격리를 마치고 이달 초 팀 훈련을 재개했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올 시즌 안 그래도 부진한데, 코로나 악재까지 겹쳐 선수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기 어려울 거라고 내다봤다. 일부 팬은 "강등권인 11, 12위로 떨어질 일만 남았다"며 한숨 쉬었다.

오늘 인천 유나이티드와 맞대결

예상과 달리 성남은 순항하고 있다. 코로나 휴식기 이후 치른 4경기에서 1패(2승1무)만 당했다. 최근 치른 2경기(7일 포항 스틸러스전 1-0승, 14일 수원 삼성전 2-1승)는 모두 이겼다. 순위는 여전히 10위지만, 경쟁 팀보다 한 경기 덜 치러서 추후 순위가 오를 가능성이 있다. 성남(승점 25)과 6위 수원FC(승점 31)의 격차는 승점 6이다.

성남의 반전 성적의 중심엔 괴물 스트라이커 페이살 뮬리치(27·세르비아)가 있다. 코로나에 감염되지 않았던 뮬리치는 포항전과 수원전에서 연달아 골을 터뜨리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둘 다 결승골이었다. 그는 시즌 10골로 득점 4위에 올라있다. 성남은 올 시즌 22경기에서 21골을 넣었는데, 뮬리치가 팀 득점의 절반을 책임졌다.

지난 2월 벨레주 모스타르(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에서 뛰다 성남 유니폼을 입은 뮬리치는 압도적인 체격과 힘이 돋보여 별명이 '즈베르'(Zver·러시아어로 야수)였다. 키 2m3㎝(체중 102㎏)로 K리그에선 역대 최장신이다. 종전 최장신 보그단 밀리치(2m2㎝)보다도 1㎝ 더 크다. 공중볼 경합은 백전백승이고, 두 명과 몸싸움을 붙어도 거뜬하다. 삭발 헤어스타일에 덥수룩한 턱수염까지 길러서 험상궂은 표정만 지어도 상대는 움츠러든다.

뮬리치는 장신 공격수로는 드물게 발까지 빠르다. 그는 포항전에서 포항 수비수 그랜트의 볼 터치가 불안한 사이 쏜살같이 달려들어 볼을 뺏은 뒤, 쏜살같이 드리블해 골을 터뜨렸다. 수원전에서 페널티박스 전방에서 번개같은 오른발 터닝슛으로 골망을 갈랐다. 모두 상대 수비 예상보다 한 박자 빨리 움직여 성공한 골이다. 비시즌에 육상 코치를 섭외해 훈련하는 게 뮬리치 스피드의 비결이다. 그의 30m 스프린트 순간 최고 속도는 시속 35㎞다. 지난 시즌 K리그1 최고였던 문선민(당시 상무)이 시속 36.4㎞였다. 뮬리치는 "유럽에서도 헤딩보다 드리블이 주 무기였다. '저 선수는 덩치가 크니 헤딩만 할 것'이라고 생각한 상대는 큰코다쳤다"고 말했다.

성남은 18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인천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리그 3연승에 도전한다. 이기면 중위 도약 발판을 놓을 수 있다. 뮬리치는 "인천전에서 3연속골 넣어서 팀 3연승 이끌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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