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보택시 승자는 누구? 현대차·테슬라도 액셀 밟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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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모셔널이 개발한 자율주행 차량이 교차로에서 장애물을 살피고 있다. 모셔널은 현대차가 투자한 자율주행 기술업체다. [모셔널 홈페이지 캡처]

‘로보택시’(로봇+택시) 개발을 둘러싼 경쟁이 뜨거워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투자한 미국의 자율주행 기술업체 모셔널은 LA에서 시험 주행을 한다고 선언했다. 미국의 전기차 업체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도 로보택시를 개발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미국 구글·아마존과 중국 바이두 등도 로보택시 개발을 위해 각축전을 벌인다. 로보택시는 완전 자율주행으로 운행하는 택시를 뜻한다.

현대차가 투자한 미국 모셔널 #이달 중 LA서 시험주행 시작 #2009년 착수한 구글 가장 앞서 #아마존·인텔 이어 테슬라도 입질

17일 현대차에 따르면 모셔널은 최근 “LA에서 로보택시의 연구개발(R&D)을 확대하고 있다. 이번 달에 차세대 로보택시 운행을 위한 시험을 시작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보스턴·피츠버그·라스베이거스와 싱가포르에서 진행 중인 시험을 보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LA에서 로보택시 시험 주행은 현대차의 전기차 아이오닉5로 한다. 모셔널의 칼 이아그넴마 CEO는 “이번 시험 주행으로 로보택시 기술력의 우위를 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모셔널은 2018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자율주행차로 승객을 원하는 지점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라이드-헤일링)를 시범 운영해 왔다.

현대차그룹은 모셔널의 로보택시 기술을 바탕으로 2024년 국내에서 로보택시를 운행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 6월 미국 출장길에 모셔널과 보스턴다이내믹스(로봇업체)를 방문했다. 정 회장은 2023년 로보택시를 상용화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익명을 원한 현대차 관계자는 “모셔널이 시험 운행 중인 미국 도시들을 중심으로 2023년 (로보택시) 상용 서비스를 시작한다. 국내에서 자율주행 관련 제도가 정비되는 2024년 국내 서비스도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는 지난달 ‘제5차 국가 물류기본계획(2021~2030)’을 내놨다. 여기에는 2024년 자율주행 4단계 차량을 도입한다는 구상을 담았다. 현재 로보택시에 적용하는 기술은 자율주행 4단계에 해당한다. 미리 지정한 경로에서 외부 개입 없이 차량이 알아서 운행하는 수준이다.

업계에선 로보택시 사업에 가장 앞선 기업은 구글이라고 보고 있다. 구글은 2009년 자율주행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2016년에는 자율주행 관련 부서를 웨이모라는 업체로 분사했다. 2018년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로보택시 서비스(웨이모 원)를 시작했다. 바이두는 중국 정부의 정책적 지원을 받아 광저우·창사·창저우·베이징 등에서 로보택시 서비스(아폴로 로보택시)를 하고 있다. 바이두의 자율주행 자회사 아폴로는 2023년까지 30개 도시에서 로보택시 3000대를 운행하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아마존의 자율주행 자회사 죽스는 지난해 12월 완전 자율주행 로보택시를 선보였다. 샌프란시스코와 라스베이거스 등에서 시범 서비스를 준비 중이다. 제네럴모터스(GM)의 자회사 크루즈는 지난해 로보택시 ‘오리진’을 발표했다. 2023년까지 샌프란시스코와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서비스를 시작하는 게 목표다. 인텔의 자회사 모빌아이는 2023년 로보택시를 운행하는 목표를 갖고 있다. 뉴욕 등에서 자율주행차 시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다.

테슬라도 로보택시 사업에 뛰어드는 것을 고려하고 있다. 지난달 30일 트위터에는 “테슬라가 로보택시 개발에 성공할 것을 90% 확신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머스크는 “완전 자율주행의 시험판을 경험한 사람들은 이 말에 동의할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자율주행은 인공지능(AI)을 현실에 적용해 ‘미친 듯이 어려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테슬라는 이를 해내고 있다”고 주장했다. 테슬라는 오는 19일 ‘인공지능의 날’ 행사를 열 계획이다.

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