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드가 밥이다' 밥 없이 먹지만 밥값보다 비싸…1조 넘은 시장

중앙일보

입력 2021.08.13 05:00

채소와 과일 위주로 이뤄진 샐러드 메뉴. 사진 pxhere

채소와 과일 위주로 이뤄진 샐러드 메뉴. 사진 pxhere

직장인 백지현(33)씨의 점심 단골 메뉴는 샐러드다. 처음엔 살을 빼기 위해 샐러드를 먹기 시작했지만, 이제는 건강을 위한 목적도 커졌다. 백 씨는 “식사를 하다 보면 밥이나 면 등 탄수화물만 너무 많이 섭취하게 되는 것 같다”며 “하루 한 끼를 샐러드로 먹으면 비타민이나 식이섬유를 챙길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채소·과일로 건강 지킬래”

밥을 먹기 전 가볍게 먹는 애피타이저나 주된 요리에 곁들이는 음식 정도로 여겨졌던 샐러드가 한 끼 식사로 자리 잡고 있다. 다이어트 수요와 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어난 게 가장 큰 배경이다.

쿠팡이나 마켓컬리, SSG닷컴 등 온라인 장보기 플랫폼에서 샐러드 제품은 꾸준히 판매가 증가하고 있다. 최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21.3%가 코로나19 이후 샐러드 구매를 늘렸다고 답했다.

국내 샐러드 시장 규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국내 샐러드 시장 규모.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식사’ 반열에 오른 샐러드 

흥미로운 건 아예 밥 대신 샐러드를 먹는 ‘샐러드 주식’ 트렌드의 확산이다. 12일 SPC그룹에 따르면 샐러드 전문식당인 ‘피그인더가든’의 경우 올 1~7월까지의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68% 증가했다. 샐러드를 주메뉴로 하는 프랜차이즈 매장 ‘샐러디’도 지난달 200호점을 돌파했다. 샐러디 관계자는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2019년 이후 폐점한 매장 수가 한 개도 없고 올해에만 신규 점포가 90개 이상 늘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샐러디’ 점포 수 증가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샐러디’ 점포 수 증가추이.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1조원 넘어선 샐러드 시장 

국내 샐러드 시장은 이미 1조원을 훌쩍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샐러드 시장 규모를 가늠할 수 있는 신선 편이 과일·채소 시장은 2018년 8894억원, 2019년 9369억원으로 커졌고 지난해에는 1조1369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집계됐다. 업계에선 올해도 샐러드 시장이 두 자릿수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의 김상효 부연구위원은 “건강에 대한 관심, 편리성을 추구하는 소비 트렌드 확산에 따라 외식업체나 급식업체에서도 신선 편이(전처리) 채소류 사용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점심식사 시간에 서울 강남의 한 샐러드 전문점을 찾은 직장인들의 모습. 사진 독자제공

점심식사 시간에 서울 강남의 한 샐러드 전문점을 찾은 직장인들의 모습. 사진 독자제공

계란·치즈·연어에 빵까지… 

샐러드 자체도 종류가 다양해지고 양과 질이 함께 진화하는 추세다.
과거 샐러드는 주로 채소와 과일로 이뤄졌지만 최근엔 리코타치즈, 부라타치즈 등 치즈류와 아몬드와 호두 등 각종 견과류, 병아리콩과 강낭콩 등 콩류, 버섯 등 다양한 식재료를 풍부하게 사용한 경우가 많다. 특히 ‘샐러드=채식’이라는 공식을 깨고 연어·새우·닭고기 등 해산물과 육류를 곁들인 메뉴도 속속 등장해 소비자 선택의 폭이 한층 넓어졌다.

 채소와 과일·계란·빵 등으로 구성된 다양한 샐러드 메뉴. 사진 SPC그룹

채소와 과일·계란·빵 등으로 구성된 다양한 샐러드 메뉴. 사진 SPC그룹

일례로 피그인더가든은 여름 메뉴로 새우와 옥수수가 든 ‘썸머 쉬림프 콘 샐러드’, 두부로 만든 면을 사용한 ‘슬림 콩담백면 샐러드’ 등을 내놨다.
피그인더가든 광화문점을 찾은 김정훈(45)씨는 “풀만 먹고 어떻게 끼니가 되냐고 생각했는데 요즘 젊은 직원들을 따라 샐러드를 시켜보니 옥수수에 빵에 고기까지 나와 식사로 충분하겠다 싶었다”고 말했다.

1만원 넘어가는 샐러드 가격 

재료가 풍부하다 보니 가격도 만만치 않다. 웬만한 샐러드는 1만원 안팎이고 대형 샐러드 전문점의 경우 종류에 따라 1만5000원이 넘는다. 가격도 한 끼 식사인 셈이다.

지난 2001년 문을 연 이탈리안 레스토랑 ‘매드포갈릭’의 경우 카망베르 치즈와 케일로 만든 샐러드, 계란과 치킨 등 다양한 재료를 섞은 콥샐러드, 시저샐러드가 인기인데 모두 1만7000~8000원대다. 매드포갈릭 A셰프는 “샐러드는 애피타이저 군에 포함되는데 매년 수요가 빠르게 늘고 고객들도 다양한 종류를 원한다”며 “메인 메뉴 못지않게 시즌마다 샐러드 메뉴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도 최근 CJ푸드빌이 샐러드 배달 전문점 ‘웨얼스마이샐러드’를, 동원홈푸드가 프리미엄 샐러드 카페 ‘크리스피 프레시’ 등을 선보이며 샐러드 시장을 노리고 있다. CJ 관계자는 “흔히 식사용 배달음식 하면 밥·면·고기류를 떠올리곤 하지만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밥 대신 샐러드를 주문 배달시키는 소비자들이 많다는 점에 주목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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