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신 맞으면 침팬지 된다"… 페북 올라온 황당 주장의 정체

중앙일보

입력 2021.08.11 12:09

업데이트 2021.08.11 12:46

세계 최대 소셜미디어(SNS) 기업 페이스북이 코로나19 백신 관련 허위 정보를 유포한 계정 수백 개를 삭제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이들 계정의 소유주는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광고·마케팅 업체 '파제'(Fazze)로, 파제는 인플루언서들에게 허위 정보 유포를 청탁하는 등 조직적으로 일을 벌였다고 파악하고 있다.

"계정, 러시아 업체 소유로 파악"
인플루언서들에게 유포 청탁도

11일(현지시간) BBC,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페이스북 측이 이번에 삭제한 계정은 페이스북 65개, 인스타그램 243개에 이른다. 이들 계정은 주로 아스트라제네카(AZ), 화이자 등 서방에서 개발한 백신에 관한 허위 사실을 퍼뜨렸다고 한다.

페이스북이 코로나19 백신 관련 허위 정보를 유포한 계정들을 삭제했다. [AP=연합뉴스]

페이스북이 코로나19 백신 관련 허위 정보를 유포한 계정들을 삭제했다. [AP=연합뉴스]

이 중엔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을 맞으면 침팬지로 변한다'는 황당한 주장도 있었다. 영화 '혹성탈출'의 이미지를 사용한 밈(meme, 인터넷상에서 놀이처럼 유행하는 짤·영상) 등을 유포하는 방식이었다고 BBC는 전했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은 코로나19 바이러스의 표면 항원 유전자를 침팬지에게만 감염되는 아데노바이러스에 넣어 제조하는데, 이런 점에 착안해 허위 정보를 꾸며낸 것으로 보인다.

특히 파제는 온라인에서 영향력이 큰 인플루언서들에게 돈을 주고 허위 정보 유포를 청탁하기도 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레딧 등 온라인 커뮤니티들이나 청원 사이트 'change.org' 등에 가짜 뉴스나 청원을 올린 뒤 링크나 해시태그를 공유하도록 하는 수법이었다. 페이스북은 여러 매체를 넘나들며 허위 정보의 신빙성을 높이는 이런 전략을 '허위 정보 세탁(disinformation laundromat)'으로 칭했다.

파제는 주로 인도와 중남미 국가들을 겨냥해 허위 정보를 퍼뜨렸고, 미국에도 일부 유포했으나 인스타에서 '좋아요'를 많이 받지 못하는 등 큰 관심은 얻지 못했다고 외신은 전했다. 너세니얼 글레이셔 페이스북 사이버보안 정책 책임자는 "엉성하고 효과를 제대로 내지 못했지만 정교한 설정이었다"고 평했다.

페이스북은 러시아에서 활동하는 파제의 허위 정보전 배후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CBS뉴스 등은 배후와 관련, 러시아가 지정학적 이익을 얻기 위해 자체 개발한 '스푸트니크V' 백신을 해외에서 대대적으로 홍보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기도 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