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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대에 화답한 김연경, 즉석 팬미팅 개최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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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보다 언니가 더 빛나요."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일군 여자 배구 대표팀이 귀국한 9일 인천국제공항. 선수단을 태운 비행기가 도착하기 1시간 전부터 입국장은 인산인해였다. 통제선을 따라 빼곡히 늘어선 인파는 어림잡아 200여명. 선수들을 볼 수 있는 위치는 자리 경쟁이 치열했다.

가장 뜨거운 관심을 받은 선수는 단연 대표팀 에이스 김연경(33·상하이)이었다. 오후 9시께 단복을 입은 김연경이 태극기를 들고 선두에서 모습을 드러내자, 함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졌다.

김연경이 팬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IS포토]

김연경이 팬들과 특별한 시간을 보냈다. [IS포토]

선수 전원이 입국장을 빠져나온 뒤 대한체육회가 마련한 환영 행사가 간단히 진행됐다. 김연경은 도열한 선수단의 우측 끝, 통제선과 가까운 위치에 선 뒤 눈빛과 손짓으로 팬들과 소통했다.

팬 서비스도 잊지 않았다. 대한배구협회가 증정한 기념주화를 받아든 그는 "(주화를) 깨물고 포즈를 취해달라"는 한 팬의 요청에 익살스러운 표정과 함께 '케이스가 씌워져 있어서 어렵다'는 제스추어를 보였다. 협회로부터 축하 꽃다발을 받자, 옆에 있던 대표팀 센터 김수지에게 무릎을 굽힌 뒤 마치 프러포즈를 하는 동작을 취하기도 했다. 팬들을 향해 꽃다발을 던지려고 시늉하자 다시 한번 함성이 쏟아졌다. 시종일관 유쾌한 모습을 보여줬다.

여자 배구 대표팀을 환영하기 위해 공항을 찾은 인파. [IS포토]

여자 배구 대표팀을 환영하기 위해 공항을 찾은 인파. [IS포토]

김연경은 환영 행사가 끝난 뒤 이어진 인터뷰를 통해 성원해준 국민과 배구 팬을 향한 감사를 전했다. 수많은 환영 인파를 본 그는 "이렇게 공항에 와보니까 정말 많은 분이 응원해 주시고 지지해 주셨다는 걸 또 한 번 느끼게 된 것 같다"며 "많이 응원해 주셨기 때문에 4강이라는 좋은 결과를 얻게 된 것 같다"라고 말했다.

김연경은 자신의 이름으로 선행을 실천한 이들을 향해서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최근 터키는 산불로 큰 피해를 입었는데, 김연경의 팬들이 김연경 또는 '팀 코리아' 이름으로 터키에 묘목을 기부하는 캠페인을 벌였다. 터키의 비영리단체 환경단체연대협회(CEKUD)가 홈페이지에 한글로 감사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나도 소식을 듣고 놀랐다. 터키는 내가 (리그를 뛰며) 살았던 나라였기에 가슴이 아팠다. 아마 여기(공항 환영 인파) 계신 분들이 해주신 것 같다. 선뜻 나서는 게 쉽지 않은 일이다. 정말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김연경은 세르비아와의 동메달 결정전에서 패한 뒤 "사실상 오늘 경기가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경기"라며 대표팀 은퇴를 시사했다. 그러나 입국 인터뷰에서는 '아직은 은퇴 발표라고 말씀드리기 좀 어렵다. 더 의논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단정 짓기 어렵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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