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덕원 22억, 청라 18억…시세보다 7억 올린 '배짱 아파트'도

중앙일보

입력 2021.08.10 17:05

업데이트 2021.08.10 17:52

서울 송파구 잠실의 아파트 단지. 2021.8.9/뉴스1

서울 송파구 잠실의 아파트 단지. 2021.8.9/뉴스1

요즘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아파트 매매시장의 특징은 '거래 감소 속 가격 상승'이다.

서울 아파트 매물 한달새 11% 이상 증발
공급보다 수요 많은, 매도자 우위 시장 형성
시세보다 수억원 높은 '배짱 매물'도 등장
"호가 위주 상승세 당분간 지속될 듯"

가격 급등 피로감에, 각종 규제가 겹치면서 매수세는 주춤하지만 이보다 매물이 더 급격하게 줄면서 가격은 좀처럼 내려가지 않고 있다. 정부가 '집값 고점' 경고를 잇달아 내놓아도 주택 시장에서는 오히려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만 높아지고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집주인들이 매물을 거두거나 호가를 더 높이는 이유다.

수요 > 공급, 매도자 우위 시장 

10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 2일 기준 107.9로 3월 첫째 주(108.5)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매매수급지수는 회원 중개업소 설문과 인터넷 매물 건수 등을 분석해 수요와 공급 비중을 지수화한 것으로 100을 기준으로 이보다 많으면 매수자가, 적으면 매도자가 많다는 뜻이다. 집을 사려는 사람이 팔려는 사람이 많을수록, 매매 흥정에서 매도자가 우위를 점하게 된다.

매물 잠김 현상은 수치로 나타난다. 부동산 정보제공업체 아실에 따르면 10일 기준 서울의 아파트 매물은 3만8559건으로 한 달 전(4만3453건)보다 11.3% 감소했다. 정부의 양도소득세 중과 규제로 집을 팔지 않고 버티는 다주택자가 많아졌다. 보유세 등 부담으로 매도 대신 증여를 선택하는 사례도 늘었다. 지난 6월 서울 아파트 증여 건수는 총 1698건으로, 5월(1261건)보다 35% 증가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집을 팔 사람들은 양도세 중과 등이 적용된 지난 6월 전에 이미 정리를 끝냈다"며 "매물이 줄고, 전셋값까지 오르면서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집주인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1개월 수도권 아파트 매물 증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최근 1개월 수도권 아파트 매물 증감.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청라가 18억원…시세보다 7억원 올린 '배짱 매물' 도

실제로 최근 교통망, 기반시설 등 호재가 있는 지역을 중심으로 실거래가 가격과 호가가 많게는 7억원 이상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이 정도 가격이 아니면 안 판다"는 식의 '배짱 매물'이 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인천 서구 청라동의 청라한양수자인레이크블루 전용면적 84.64㎡는 지난달 21일 최고가인 10억8500만원에 거래됐다. 하지만 현재 등록된 매물의 최고가는 18억원이다. 지난달 28일 서울아산병원 컨소시엄이 청라의료복합타운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되면서 청라동 일대 부동산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이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서울 7호선 청라국제도시 연장선 연내 착공이 확정되는 등 호재가 잇따르고 있다"며 "아파트 가치가 높아졌다고 생각하는 매도자들이 호가를 크게 올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도권 주요 아파트 실거래가-호가 비교. (84㎡기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수도권 주요 아파트 실거래가-호가 비교. (84㎡기준) 그래픽=박경민 기자 minn@joongang.co.kr

수도권광역고속철도(GTX) C노선 정차역 설치가 확정적인 인덕원역 인근도 실거래가와 호가의 차이가 더 벌어졌다. 경기 의왕시 포일동의 인덕원푸르지오엘센트로의 경우 전용 84㎡가 지난 6월 16억3000만원에 최고가 거래됐는데, 현재 호가는 22억원까지 올랐다. 서울 강서구 마곡동의 마곡엠벨리7단지도 실거래 최고가가 14억9500만원이지만, 매물 최고가는 19억원이다. 마곡동 일대에는 '제2의 코엑스'로 불리는 업무·상업 복합단지가 들어설 예정이다. 마곡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호가가 시세보다 너무 높게 형성돼 호가대로 거래가 이뤄지진 않지만 가격이 상대적으로 낮은 매물이 나오면 매수 대기자 간 경쟁이 벌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매물 잠김 속 호가 위주 상승세 지속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최근 여당에서 다주택자 및 고가 주택 소유자의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축소하는 내용의 양도세 개편안을 추진하면서 서울의 아파트 매물 잠김이 더 심해질 가능성이 커졌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매물이 적어지면 적어질수록 집주인이 원하는 가격대로 매매가 이뤄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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