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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 송영길 "대선 승리 필요 조건은 백신과 부동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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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100일은 4·7 재·보궐선거 패배 뒤 무능한 개혁과 내로남불을 혁파하기 위해 전념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취임 때만 해도 정권교체 여론이 훨씬 높았지만 최근 정권유지 여론과의 격차가 좁혀졌다"며 "부동산 투기 의혹 민주당 의원 12명에게 무죄추정의 원칙을 어겨가며 출당 요구를 하는 등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려 발버둥 쳐왔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지난 6월 정책의총을 열어 1가구 1주택 실소유자에 대한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과 기준을 완화하는 결정을 내린 것이 취임 후 가장 어려운 순간이었다고 말했다. 그는 "4·7 재·보궐선거 패배의 가장 큰 이유는 부동산 세제 문제라고 생각해 1가구 1주택자에 대한 종부세 완화를 추진했지만 일부 의원들과 정부의 반대가 있었다"며 "일부는 표결은 하지 말자고 했지만 부결되더라도 해보자고 했는데, 압도적으로 의원들이 뒷받침을 해줘서 제일 큰 고비를 넘겼다"고 말했다. 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5월 당선된 송 대표의 주장이 이때 의총 표결에서 부결됐다면 남은 임기 동안 리더십에 상당한 제약이 생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10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회의실에서 송영길 대표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10일 오전 국회 더불어민주당 대표회의실에서 송영길 대표가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송영길 "대선 주자 경쟁은 심각한 상처 안 날 정도만" 

송 대표는 "대선 경선에서 후보가 선출되면 본선에서 다른 예비후보가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아줄 수 있을 정도로만 경쟁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대선 주자들이 경쟁하는 목적은 당 후보로 선출되는 것이 아니라 대선 승리를 위한 것"이라며 "후보뿐만 아니라 각 캠프 대변인 등이 원팀협약식의 취지에 따라줘야 하고 열성 지지자들이 배설물처럼 쏟아내는 말들을 공식 발언으로 올라오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선 관리를 하면서 특정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는 이른바 '이심송심(李心宋心·이재명 편들기) 논란'은 정면 반박했다. 송 대표는 "당대표 선거 때 특정 조직의 도움을 받은 적 없기 때문에 누굴 도와야 할 이유도 전혀 없다"고 말했다. 9일 당 대선 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장관이 열린민주당과의 통합을 제안한 것은 "지금은 당 후보를 선출 중이라 논의가 적절하지 않다"며 "대선 후보가 선출되면 후보와 어떻게 협력할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에 대한 평가도 나왔다. 그는 "사법부에 있던 분들은 과거 일에 대해 잘못을 따지는 훈련을 한 사람들인데 대선 대선은 미래에 대한 선택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대선 핵심 의제에 대해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전장이 바뀌면 필요한 리더십이 바뀐다고 말했는데, 이번 대선에선 경제 문제가 중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대선 본선 승리를 위해 충족해야 할 가장 중요한 조건으로는 백신 확보와 부동산 공급을 꼽았다.

언론재갈법 추진 "야당 의견 듣고 조정하겠다" 

송 대표는 "법사위 개혁과 언론중재법을 포함한 '미디어 환경 개혁 3법'의 처리를 서두르겠다"고 말했다. 언론재갈법을 국회 문체위 소위에서 여당이 단독 처리한 것은 "소위에선 국민의 지지와 요구를 바탕으로 통과시킨 것"이라며 "전체회의에선 야당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누구나집 프로젝트' 등 송 대표가 개발하고 있는 대선 후보 공통 공약에 대해선 "대선 후보가 선출되면 당과 당연히 공약을 조율해야 한다"며 "새로 출범할 정부는 과반이 넘는 의원이 있는 민주당과 2년 넘게 함께 해야 하는데 당과 공약을 상호 협력하지 않으면 당선이 쉽지 않을 것이고 당선이 되고서 정책 추진도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9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가석방 결정을 한 법무부와 가석방심의위의 고민의 결과를 존중한다"며 "이 부회장은 특별한 혜택을 받은 셈이니 백신 확보, 반도체 경쟁 등에서 국민을 위한 봉사를 하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송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마치고 11일부터 닷새간 여름 휴가를 갖는다. 당 대표실 관계자는 "송 대표가 강원도의 한 사찰에서 단식과 독서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가 공개한 도서 목록엔 『반도체 투자전쟁』 『카멀라 해리스 자서전』 등이 있고,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가 쓴 『대한민국 금기깨기』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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