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동지회 조종한 北문화교류국…'천안함' 김영철이 지휘

중앙일보

입력 2021.08.10 05:00

북한에서 2만 달러를 수령하고, 국내 선거 동향 등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충북동지회’의 배후로 사정당국이 지목한 ‘문화교류국’을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이 관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정보원과 국가수사본부의 수사를 토대로 경찰이 청구한 영장 신청서에서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2011년 12월 사망)이 천안함 폭침사건 한달 만인 2010년 4월 25일 인민군 제586군부대 지휘부를 시찰하고 있다.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장(김 위원장 왼쪽의 별 셋 계급장, 왼쪽 둘째)이 영접하고 있다. [연합뉴스]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2011년 12월 사망)이 천안함 폭침사건 한달 만인 2010년 4월 25일 인민군 제586군부대 지휘부를 시찰하고 있다. 김영철 당시 정찰총국장(김 위원장 왼쪽의 별 셋 계급장, 왼쪽 둘째)이 영접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에 따르면 북한은 1962년 4월 “남한 내 지하당 구축을 목적”으로 대남사업총국을 신설했고, 대남연락부→사회문화부→대외연락부로 명칭을 바꿔가며 활동했다. 모두 노동당 소속으로 대남 공작활동과 간첩을 활용한 정보수집을 담당했다.

북한 대남 조직 문화교류국
김영철 통전부장 오기 직전
2015년 8월 통전부로 흡수
방미 김영철, 공작 부서도 총괄

영장신청서는 대외연락부가 225국을 거쳐 2015년 8월 노동당 통일전선부 산하에 편입된 것으로 적시했다. 공작 거점 구축 및 공작원 관리 업무를 담당했던 대외연락부가 축소돼 내각으로 옮기며 225국으로 이름을 바꿨다가(2011년 왕재산 사건 당시 검찰 판단) 대남 사업 부서인 통일전선부에 흡수되며 문화교류국으로 통칭되고 있다는 것이다.

눈에 띄는 점은 내각 소속이었던 문화교류국(225국)이 당의 조직인 통일전선부 산하로 편입된 시점이다. 현재 통일전선부장을 맡고 있는 김영철은 2015년 말 사망한 김양건 대남비서(통일전선부장)의 후임으로 통일전선부장이 됐다. 결과적으로 군에서 남북 군사회담과 군 차원의 공작 업무를 맡았던 그가 당으로 이동하는 시기에 대남 정보 수집 및 공작 업무가 내각에서 당으로 옮겨간 셈이다.

2018년 6월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대남 비서 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2018년 6월 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 백악관을 방문한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대남 비서 격)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한 후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스1]

김영철은 2018년 남북, 북ㆍ미 정상회담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그는 2018년과 2019년 북ㆍ미 정상회담 직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백악관을 찾아 친서를 전달하고 메신저 역할도 했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모두 만났다. 그런데 이번에 신청된 영장 대로라면 그는 통일전선부장의 자격으로 남북 및 북ㆍ미 정상회담이라는 빅 이벤트를 진두지휘하면서, 동시에 공작원을 통한 대남ㆍ대미 정보 수집을 지휘하는 역할까지 했음을 시사한다.

무엇보다 그의 직전 업무가 군의 대남 공작 기구를 총괄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북한은 2009년 2월 노동당의 35호실(해외정보 수집)과 작전부(공작원 교육 및 호송ㆍ안내), 인민군의 정찰국을 통합해 정찰총국을 신설했는데 김영철이 이 조직의 초대 수장인 정찰총국장을 맡았다.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 한 달여 만인 그해 4월 25일 김정일 국방위원장(2011년 사망)이 정찰총국 지휘부(586군부대)를 찾았을 당시 김영철이 영접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그가 천안함 폭침 사건을 진두지휘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있다. 그가 2018년 2월 평양 겨울 올림픽 당시 서울을 찾았을 때 일각에서 사과를 요구하며 반대의 목소리를 낸 이유다. 전직 정부 고위 당국자는 “과거 북한 노동당에선 공작을 하는 부서(대외연락부, 35호실, 작전부)와 협상 및 사업(통일전선부)을 하는 부서의 역할이 명백히 나눠져 있었다”며 “김영철이 통전부장을 맡으면서 통전부가 협상 뿐만 아니라 공작 및 정보 수집도 함께하는 부서로 보는 게 합리적 추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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