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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네거티브 중단” 선언, 이낙연 “말이 아닌 실천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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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는 8일 “다른 후보들에 대해 일체의 네거티브적 언급조차 하지 않겠다”며 네거티브 중단을 선언했다. 이 지사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 경선 과정에서 격화하는 네거티브 공방에 대해 당원과 지지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무엇보다 원팀 정신이 중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조폭 투샷’ 등 공방 위험수위라 판단 #당내선 “감정골 깊어 충돌 계속될 듯” #“지사 사퇴” 발언 이상민에 문자폭탄 #진중권 “대깨문 능가하는 대깨명”

이재명 경기지사가 8일 인천 지역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며 꽃다발을 받고 있다. [뉴스1]

이재명 경기지사가 8일 인천 지역 기자간담회에 참석하며 꽃다발을 받고 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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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사는 경쟁 주자들에게 “캠프 상황실장 등 적절한 수준의 상시 소통채널 구성을 제안한다”고 했다. 당 지도부를 향해선 “허위사실에 기초한 음해나 의혹 제기에는 즉각적이고 신속한 대응조치를 취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 지사와 이른바 ‘명·낙 대전’을 치르던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는 “늦었지만 환영한다. 말이 아닌 실천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답했다. 또 페이스북 글을 통해 “지난달 19일 네거티브 자제를 담은 ‘경선 3대 원칙과 6대 실천’을 제안했다. 저의 제안에 응답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본선 경쟁력을 위해 정책과 자질 검증에 집중하자”고 했다. 네거티브와는 별개의 후보 검증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의미다.

8일 일종의 휴전 선언이 나온 건 최근 공방이 위험수위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재명 캠프 핵심 의원은 “우리가 이미 다수파다. 결국 야당이랑 싸워야 하는 만큼 캠프 안에서도 참아야 한다는 얘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예비경선 초반 방어 모드였던 이 지사는 ‘바지’ 발언 등으로 수세에 몰렸다. 그러다 지난달 15일 “방어만 하다 반칙을 당했다”며 역공에 나서면서 이 전 대표 측과의 공방은 거칠어졌다. ‘백제’ 발언 지역주의 조장 논란, 음주운전 이력, ‘지사 찬스’ 논란 등으로 전선도 확대됐다. 최근 며칠 새엔 ‘조폭 투샷’ 사진 공방까지 벌이는 등 양측 대결이 막장으로 치달았다.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경북 경주 옥산서원을 방문해 제향 예복을 입고 있다. [뉴스1]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 7일 경북 경주 옥산서원을 방문해 제향 예복을 입고 있다. [뉴스1]

일각에선 경선 불복 가능성까지 거론됐다. 이낙연 캠프 선대위원장인 설훈 의원은 지난 7일 언론 인터뷰에서 ‘경선 후 원팀’ 관련 질문에 “이재명 후보가 된다면 장담이 안 된다. 논란을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아슬아슬한 느낌”이라고 말했다. 이재명 캠프에선 “경선 결과에 불복할 수 있다고 협박하는 것”(현근택 대변인)이라고 반발했다.

네거티브 중단 선언이 나왔지만 양측의 신경전은 이어졌다. 이재명 캠프 전략본부장인 민형배 의원은 설 의원의 인터뷰에 대해 “이재명 캠프와 경쟁할 재료를 다 소진하고 지지율 끌어올리기도 포기한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낙연 캠프 상임부위원장인 신경민 전 의원은 오후 기자간담회에서 “경기도청 특채비리·홍보비 자료 요구를 지사직을 이용해 막고 있다. 도청을 요새로 쓰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당내에선 네거티브 공방이 당분간 숨을 고르겠지만 양측 감정의 골이 깊어졌기 때문에 머지않아 충돌이 재개될 거란 관측이 많다.

경선 과열 양상은 민주당 선관위원장인 이상민 의원에 대한 문자폭탄으로도 표출됐다. 지난 5일 지사직 사퇴를 권유했던 이 의원은 이후 이 지사 지지자들의 강한 반발에 시달렸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하루 수백 통씩 문자메시지를 받고 있다. 대부분 욕설”이라고 전했다. 이 의원의 페이스북에도 비방 댓글이 이어졌다. 일부는 “휠체어 타고 지옥길 가는 길에 데려다 주마” 등 이 의원의 장애를 비하하는 표현도 썼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페이스북에 "대깨문(강성 친문 지지자)을 능가하는 대깨명(강성 이재명 지지자)”이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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