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檢, 이재명·이낙연 옵티머스 의혹 무혐의 "정관계 로비 없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더불어민주당 소속 대선 예비후보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가 옵티머스 로비스트로부터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의혹에 대해 검찰이 최종 무혐의 처분했다. 옵티머스 내부 문건인 ‘펀드 하자 치유 관련’에 적시된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를 포함한 옵티머스 고문단의 로비 의혹도 무혐의로 결정했다. 5000억원대 피해를 발생한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기 사건에서 “정관계 로비는 없었다”고 결론 내린 셈이다.

이헌재·채동욱 등 고문단도 전원 무혐의 결론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부장 유경필)·범죄수익환수부(부장 유진승)는 8일 옵티머스 사모펀드 사건의 수사·공판 중간결과를 발표하면서 이같이 밝혔다.

서울중앙지검은 8일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한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모습. 뉴스1

서울중앙지검은 8일 옵티머스자산운용 펀드 사기 사건과 관련한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은 지난해 10월 13일 오전 서울 강남구 옵티머스자산운용 사무실의 모습. 뉴스1

앞서 검찰은 특정경제범죄법상 사기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은 옵티머스 로비스트 신모(56)씨와 김모(55)씨를 지난 4월 26일 이 전 대표의 측근인 이모(사망) 전 민주당 당대표실 부실장에게 1260만원 상당의 가구와 복합기 임차료, 개인 사무실 임대보증금 1100만원을 제공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불구속기소 했다. 옵티머스와는 무관한 박모(53)씨도 사무실 임대보증금 명목으로 이 전 부실장에게 1700만원을 제공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같은 날 불구속기소 했다.

해당 사건 수사는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가 지난해 11월 이 전 부실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시작됐다. 이 전 부실장에게 제공된 복합기 등 사무기기는 이 전 대표의 서울 종로 선거사무소로 옮겨졌고, 복합기 임차료는 옵티머스 관련사인 트러스트올 명의로 지급됐다. 이 때문에 검찰은 옵티머스 핵심 로비스트들이 옵티머스 비자금을 통해 이 전 대표를 불법적인 방식으로 후원한 것으로 파악했다. 다만,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이로 지목된 이 전 부실장은 그해 12월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극단적인 선택으로 숨진 채 발견돼 ‘공소권 없음’ 처분을 했다.

이 전 부실장이 지인으로부터 복합기 등을 빌려온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던 이낙연 전 대표는 증거불충분으로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벗었다.

옵티머스 자산운용 관련 업체로부터 사무실 복합기 임대료를 지원받았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당대표 비서실 이모 전 부실장은 지난해 12월 3일 서울 서초동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당시 이 전 대표의 서울 종로 지역사무실에 놓인 복합기. 연합뉴스

옵티머스 자산운용 관련 업체로부터 사무실 복합기 임대료를 지원받았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던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당대표 비서실 이모 전 부실장은 지난해 12월 3일 서울 서초동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사진은 당시 이 전 대표의 서울 종로 지역사무실에 놓인 복합기. 연합뉴스

이 전 대표는 지난달 29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옵티머스 사건에 연루됐단 의혹에 대해 “그 사건 조사에 대해서 아직도 미심쩍은 것이 있다. (…) 검찰이 균형 있게 봤느냐, 제대로 봤느냐에 대해서 의심을 갖고 있다”며 편파 수사 가능성을 제기했다. 숨진 이 전 부실장에 대해선 “과잉 수사를 하다 저를 도왔던 사람이 불행한 결과를 맞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이번 검찰의 무혐의 처분으로 대선 리스크 중 하나를 걷어낼 수 있게 됐다.

검찰은 옵티머스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 옵티머스 고문단 등으로 이름을 올린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 양호 전 나라은행장,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해서도 지난 4일 무혐의 처분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금융감독원 검사를 연기할 목적으로 펀드 운용 상황과 고문단의 역할 등을 과장해 작성한 사실이 확인되고, 실제 위 문건에 기재된 인물들로부터 옵티머스 사모펀드 운용 및 판매와 관련해 직·간접적인 도움을 받았다고 볼 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설명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왼짝)가 지난 4일 서울 상암동 YTN미디어센터에서 열린 YTN 주최 TV토론에서 이낙연 예비후보를 지나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왼짝)가 지난 4일 서울 상암동 YTN미디어센터에서 열린 YTN 주최 TV토론에서 이낙연 예비후보를 지나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검찰은 특히 경기 광주 봉현물류단지 사업에 대해 옵티머스에 법률자문을 하던 채 전 총장이 지난해 5월 또 다른 민주당 소속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를 만나 인허가 관련 청탁을 했단 의혹도 혐의점을 찾지 못한 채 수사를 종결했다.

검찰 관계자는 “당시 두 사람이 함께 식사를 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봉현물류단지 사업과 관련한 청탁 사실은 부인하고 있고, 지난 6월 경기도가 봉현물류단지 사업의 인허가 신청을 최종 반려 처분하는 등 진행된 전체 사업 경과에 비춰 수사를 더 진행할 뚜렷한 혐의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결과적으로 여권 대선후보 ‘빅2’ 모두 옵티머스와 관련한 의혹에서 벗어난 셈이다.

옵티머스 사태 주요 일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옵티머스 사태 주요 일지. 그래픽=신재민 기자 shin.jaemin@joongang.co.kr

다만, 검찰은 옵티머스 측으로부터 남편 윤모 변호사를 대신해 휴가비를 제공받고 청와대 시계 구입비 명목으로 계좌 송금을 받기도 한 이모 전 청와대 민정수석실 행정관에 대해선 계속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옵티머스 로비스트 신씨로부터 서울 종로구 소재 오피스텔을 2개월간 무상으로 제공받은 뒤 그 대가로 신씨 지인의 사업을 도왔단 혐의를 받았던 전 청와대 자치행정비서관실 선임행정관 A씨에 대해선 증거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분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