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감형 인간 되려면, 남 비난 말고 자신 열등감 극복부터

중앙선데이

입력 2021.08.07 00:21

지면보기

748호 28면

러브에이징

하루는 탁발 중인 석가모니 부처님에게 바라문 한 명이 다가와 심한 욕설을 퍼부었다. 그래도 부처님이 아무런 대꾸 없이 빙그레 미소만 짓자 이번에는 그가 “욕먹으면서도 웃기만 하는 이유가 뭐냐”고 따졌다. 대답 대신 부처님은 “누군가 당신에게 물건을 줬는데 받지 않으면 그 물건은 누구의 것이냐”고 물었고 바라문은 “물건을 주려던 사람의 것”이라고 답했다. 이에 부처님은 “당신은 욕을 했지만 나는 받지 않았으니 욕은 모두 당신 것이 됐다”며 그의 행동이 초래한 결과를 일러주었다.

SNS 악용한 특정인 비방 많아
존재감 과시, 영향력 행사 목적

열등감은 인류의 보편적 감정
극복 과정서 잠재력 개발되기도

『잡아함경』에 나오는 이 일화는 타인에게 내뱉는 욕이나 저주가 결국에는 본인을 향한다는 사실을 성현의 혜안으로 설명한다.

욕설·저주는 ‘누워서 침 뱉기’

상대방에 대한 욕설과 비난은 개인이나 집단을 가리지 않고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서 흔히 일어난다. 잘못을 부정하고 변명하는 가해자에게 피해자가 원시적인 분노를 폭발하는 식이다. 가해자가 강자고 피해자가 약자일 땐 자폭하는 심정으로 본인도 상처를 입으면서 가해자를 비난하기도 한다. 때론 자신의 이익이나 화풀이 목적으로 무고한 사람을 비방하고 심지어 가해자가 피해자를 모함하기도 한다. 앞서 일화에 나온 바라문은 문중의 한 청년이 석가모니 설법에 감동하여 출가하자 부처님 때문에 가문의 인력을 뺏겼다며 패악을 부렸다.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그래픽=박춘환 기자 park.choonhwan@joongang.co.kr

문제는 인터넷의 발달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가 보편화하면서 주관적 분노나 이견(異見)에 대해 히스테리성 광기를 발산하며 특정인을 비난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주된 목적은 개인이나 집단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영향력을 미치기 위해서다.

대표적인 예가 최근 발생한 쥴리 벽화 사건이다.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 부인에 대한 루머성 연애사를 ‘쥴리의 남자들’로 희화화한 것은 최재형 전 감사원장의 지적처럼 저질 비방, 정치 폭력, 인격 살인 등으로 볼 수 있다. 벽화 설치 목적이 여성 폄하와 윤석열 후보 지지율 하락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현재 벽화는 흰색 페인트로 지워졌고, 지지율에도 영향을 못 미쳤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진위 여부를 떠나 21세기 한국 사회는 30대 재력가 독신 여성이 선망의 직업을 가진 남성들과 교제한 사실이 왜 비난의 대상이 되는지 의아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남녀 간 러브 스토리는 개인적 취향과 합의를 전제로 한 지극히 사적인 영역이며 타인이 개입할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예나 지금이나 대다수 국민이 대선 후보에게 기대하는 가장 중요한 덕목은 국정 운영 능력이다. 대선의 목적은 대통령 선출이며 배우자 선택권은 국민에게도 없다. 실제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의 배우자 면면을 보면 국적·연령·학력·집안·인품 등이 다 달라 공통점을 찾기 어렵다. 혼인 상황마저 초혼, 이혼 후 재혼, 사별 후 재혼, 독신 등 다양하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민주 국가의 국민이 최고 권력자의 배우자에게 바라는 바는 국정에 관여하지 않으면서 단아한 차림새, 만찬이나 행사에서의 우아한 언행, 적극적인 자선 활동 등 그림자 내조에 열중하는 모습이다.

그렇다면 일면식도 없는 타인에 대해 미확인 소문을 근거로 팜 파탈(femme fatale·치명적인 매력으로 유능한 남성을 파멸로 이끄는 여자)로 매도하고 비난하는 치졸한 심리는 어디에서 기인하는 걸까.

정신의학자이자 개인심리학의 창시자인 알프레드 아들러는 인간의 문제 행동은 내면에 존재하는 열등감에 원인이 있다고 설명한다. 〈표 참조〉

열등감은 인류에게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감정이다. 사피엔스의 체력과 체격이 맹수보다 취약한 데다 독립할 때까지의 기간이 다른 동물보다 길기 때문이다.

물론 열등감 자체가 해롭지는 않다.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잠재력도 개발되고 공동체 문화도 꽃피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숙한 인간이 되려면 자신의 열등한 면을 제대로 파악하고 지속 가능한 문제 해결 방안을 찾은 뒤 실행에 옮겨야 한다. 또 주변 사람들과 교감하고 서로 도움을 주고받는 법도 익혀야 한다.

교감·상부상조 하는 법 익혀야

이런 노력을 소홀히 하면 자신이 무능한 낙오자가 될 것 같다는 불안감에 싸여 비정상적인 행동을 취하게 된다. 예컨대 힘든 일이 닥치면 마냥 눈물로 호소하거나, 매사에 불평불만을 늘어놓으면서 남 탓만 하는 식이다. 잘난 척하는 교만한 태도는 ‘대단한 척해야 남들이 나를 무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열등감이 과장되게 표현된 모습이다.

근거 없는 험담과 비방, 오만한 언행은 분명 자신을 깎아내리는 행위다. 자신의 열등감과 상처, 분노심을 드러내면서 자신을 못난 사람이라고 자인하는 셈이기 때문이다. 호감을 주는 성숙한 사람이 되려면 타인에 대한 비난은 삼간 채 열등감 극복을 위해 꾸준한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ADVERTISEMENT

Innovation Lab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