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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이낙연 부동산공약 경쟁, 전문가들은 “비현실적” “강남 집값 더 뛸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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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여당 대선주자 간 부동산 공약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지난 3일 ‘기본주택 100만 호’를 골자로 한 공급 대책을 꺼내자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다음 날 ‘서울공항 택지 개발’로 맞불을 놨다. 실현 가능성 등 논란이 적지 않은 가운데 중앙일보는 5일 부동산 및 실물경제 전문가들에게 두 주자의 부동산 공약 현실성과 재원 등에 대한 평가를 요청했다.

이재명의 ‘기본주택 100만호’ 두고 #“서울 근교에 그만한 부지가 없다” #이낙연의 ‘서울공항 택지개발’엔 #“서민들은 못 가는 로또분양 될 것”

이재명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전문가 의견.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재명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전문가 의견.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 지사의 ‘기본주택’은 30년 이상 장기공공임대주택을 무주택자에게 공급하는 정책이다. 이 지사는 대통령 임기 5년 중 250만 호를 공급하고 그중 100만 호는 기본주택으로 짓겠다는 계획이다.

다수 전문가들은 현실성이 떨어진다고 진단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 근교에 100만 호를 지을 부지가 없다. 주택을 구입하고 싶어 하는 유권자들 심리와도 정반대”라고 말했다. 김진수 건국대 도시및지역계획학과 교수는 “월세 60만원은 서울 주요 역세권 33평형 월세의 4분의 1 수준이어서 임대주택 건축비 조달도 어렵다”며 “결국 시범사업처럼 형식적으로 그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다만 강정규 동의대 재무부동산학과 교수는 “대규모 주택공급 계획 자체가 긍정적이다. 주택도시기금 활용책도 구체적이고 좋은 아이디어”라고 평가했다.

이낙연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전문가 의견.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낙연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전문가 의견. 그래픽=김은교 kim.eungyo@joongang.co.kr

이 전 대표는 경기도 성남시 서울공항 이전 부지에 3만 호, 인근 지역에 4만 호 등 총 7만 호를 공공주도로 짓겠다는 공약을 냈다. “임대주택에만 국한하지 않고 정상 분양을 통해 재원을 마련한다”는 게 이 지사와의 차이다.

전문가들은 강남권 집값 폭등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마강래 중앙대 도시계획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공항 부지는 강남구 삼성역 인근부터 남쪽으로 이어지는 강남 벨트의 연장선”이라며 “추후 가격 상승 요인이 크다 보니 서민들은 못 가는 ‘로또 분양’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7만 호 공급으론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민간 공급을 유도해 공급이 자발적으로 이뤄져야 하는데 그 부분이 빠져 있다”고 말했다.

국토보유세를 부과해 기본소득 재원으로 활용하겠다는 이 지사 구상에 대해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국토보유세 역시 토지 이용자인 임차인에게 전가될 것”이라며 “세금을 걷어 기본소득을 지급하는 것보다 세금 자체를 부과하지 않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의 ‘토지독점규제3법’(택지소유상한법·개발이익환수법·종합부동산세법) 공약에 대해 최인호 남서울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지나친 부동산 시장 개입 및 규제로 시장의 왜곡이 발생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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