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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향한 야박한 평가...이 한 장의 그래픽에 담겨 있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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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연합뉴스

삼성전자 주가가 모처럼 반등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텔을 제치고 2분기 전 세계 반도체 매출 기업 1위에 올랐다는 소식에 지난 3일 ‘8만 전자’에 복귀했다. 상반기 주가를 억눌렀던 ‘반도체 고점론’이 과도한 우려였다는 인식이 확산하면서 외국인도 돌아오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가 저평가돼 있다는 게 증권가의 분석이다.

이와 관련, 최근 삼성전자 ‘동학개미(개인투자자)’ 사이에서 그래픽 하나가 화제를 모았다. 유진투자증권이 최근 보고서에 공개한 것으로, 시가총액(시총)이 2000억 달러(약 229조원)를 넘는 글로벌 기업의 올해 매출‧영업이익 추정치와 시총을 비교한 그림이다.

유진투자증권 자료를 재구성한 그래픽. 동그라미 크기가 시가총액 규모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유진투자증권 자료를 재구성한 그래픽. 동그라미 크기가 시가총액 규모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삼성전자, 매출·이익 모두 톱10 안에 드는데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전 세계 기업 중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글로벌 톱10’에 드는 곳은 삼성전자를 비롯해 애플‧아람코‧아마존 4곳뿐이다. 또한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삼성전자보다 많은 기업은 2곳(애플‧아람코)에 불과하다. 하지만 유진투자증권은 “그럼에도 삼성전자보다 시가총액이 큰 곳은 줄잡아 15곳에 달한다”고 밝혔다.

애플 시총 삼성전자의 5.7배  

실제로 중앙일보가 4일 기준 주요 글로벌 기업의 시총을 비교해 봤더니, 애플의 시총은 2조4423억 달러(2794조원)로 삼성전자(4327억 달러, 495조원)보다 5.7배 많았다. 같은 날 사우디 국영기업 아람코의 시총은 1조8520억 달러(2121조원)였다. 매출액은 삼성전자보다 많지만 영업이익이 작은 아마존은 1조6996억 달러(1944조원)다.

덩치 커진 삼성전자 소액주주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덩치 커진 삼성전자 소액주주 그래픽 이미지. [자료제공=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

대만 TSMC보다 200조원 낮아  

심지어 삼성전자 시총은 매출이 10분이 1도 안 되는 미국 반도체 업체 엔비디아(4963억 달러)보다도 낮다. 또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시장에서 경쟁하는 TSMC(6177억 달러)와는 200조원 넘게 차이가 난다. 중국 알리바바와 텐센트는 물론 페이스북, 테슬라, 비자, 버크셔 등도 삼성전자보다 시총 규모가 크다.

미국 금융정보 업체 팩트셋이 지난달 말 공개한 보고서 결과도 마찬가지다. 팻트셋에 따르면, 미국 GAFAM(구글·애플·페이스북·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과 아람코는 모두 시총 1조 달러를 넘기며 상위 1~6위를 차지했다. 텐센트는 9위, 삼성전자는 14위였다. 이에 대해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너무나 박해 보인다”면서도 “잘 나가는 회사들이 그리고 있는 빅 픽쳐가 삼성전자에서는 보이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유진투자증권이 글로벌 기업의 실적과 시가총액을 비교한 그래픽 원본 〈유진투자증권〉

유진투자증권이 글로벌 기업의 실적과 시가총액을 비교한 그래픽 원본 〈유진투자증권〉

"삼성, M&A와 사업 조직 변화 고민할 시점"   

삼성전자의 저조한 매출 증가율도 저평가 받는 주요 요인이다. 2012년 매출 200조원을 넘긴 삼성전자는 최근 8년간 연평균 매출 증가율이 2.1%에 불과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앞선 보고서에서 “삼성전자가 기업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성장 또는 변화의 가능성을 시장 참여자들에게 인식시켜 주는 것이 필요하다”며 “인수합병(M&A) 또는 사업 조직의 변화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이는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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