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밀레니얼 트렌드 사전

들튀각

중앙일보

입력 2021.08.05 00:22

지면보기

종합 31면

서정민 기자 중앙일보 부데스크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서정민 중앙컬처&라이프스타일랩 차장

양궁 여자 국가대표 안산 선수는 지난달 24일 남녀 혼성 단체전에 이어 다음날 도쿄 유메노시마공원 양궁장에서 열린 단체전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번 대회 첫 2관왕에 오른 바로 그날, 안산은 그룹 마마무의 리더 솔라로부터 생각도 못했던 깜짝 응원 메시지를 받고 감격했다. 솔라가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안산님 한국오면 들튀각”이라는 메시지와 함께 안산의 뒷모습 사진에 스마일 이모티콘들을 ‘뿅뿅’ 올린 것(사진). 사진 속 안산의 양궁 조끼에는 마마무의 응원봉 배지가 달려 있었다.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가 자신의 인스타 스토리에 올렸던 사진. 그룹 마마무의 리더 솔라의 응원 메시지와 함께 이에 기뻐 어쩔줄 모르는 안산 선수의 답글도 달려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양궁 국가대표 안산 선수가 자신의 인스타 스토리에 올렸던 사진. 그룹 마마무의 리더 솔라의 응원 메시지와 함께 이에 기뻐 어쩔줄 모르는 안산 선수의 답글도 달려 있다. [사진 인스타그램 캡처]

‘들튀각’은 들고 튀고(도망가고) 싶을 만큼 좋다는 뜻이다. 비슷한 뜻의 말로는 ‘포켓남’ ‘포켓녀’가 있다. 항상 주머니에 넣어 다니고 싶을 만큼 귀엽고 사랑스러운 사람이라는 뜻인데, 추측건대 2005년 최고의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 속 대사 때문에 생긴 말이 아닐까 싶다. 삼순(김선아)에게 홀딱 반한 진헌(현빈)은 그녀가 한 덩치 하는 몸매임에도 “엄지공주처럼 주머니에 쏙 넣고 다녔으면 좋겠다”며 눈에서 꿀을 뚝뚝 떨어뜨렸다. 이에 화답하는 삼순의 대사. “나는 (너를)목도리처럼 내 몸에 칭칭 감고 다녔으면 좋겠다. 아무 데도 못 가게.”

K팝 스타들과 올림픽 선수들의 ‘성덕(성공한 덕후·팬)’ 이야기가 화제다. 마마무 솔라와 안산 외에도 BTS 뷔와 탁구선수 신유빈, 있지의 예지와 수영선수 황선우는 이번 올림픽 기간 SNS를 통해 서로가 서로의 팬임을 밝히며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경기의 승패와 상관없이, 머리모양과는 상관없이 스타의 스타가 된 서로에게 감격하며 수줍어하는 이들의 모습이야말로 전부 ‘들튀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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