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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응시자 98% "면접시험 때 노재킷·노타이 찬성"

중앙일보

입력

검정·감색 정장에 흰색 와이셔츠, 검정 치마에 흰색 블라우스, 꽉 졸라맨 넥타이와 검정 구두. 공무원 면접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복장이다. 열에 아홉은 이런 복장으로 면접장에 들어선다. 반대로 응시자 대부분은 틀에 박힌 정장보다 자율 복장을 더 선호한다.

충남도 관계자가 공무원 시험 응시자들 대상으로 자율 복장 면접시험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충남도 관계자가 공무원 시험 응시자들 대상으로 자율 복장 면접시험을 안내하고 있다. [사진 충남도]

4일 충남도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보건직 면접시험에서 응시자 199명 중 97.4%(195명)가 자율복장으로 참여했다. 정장을 입고 면접장소에 나온 응시자는 4명뿐이었다. 충남도는 면접을 앞두고 응시자들에게 자율복장 참여가 가능하다고 안내했다. 195명은 노 재킷과 노타이, 반소매 블라우스·셔츠를 입고 면접에 응했다.

충남도, 면접때 '복장 자율화' 전면 도입

심리적 안정·경제적 부담 해소 등 이유

자율복장을 선택한 응시자들은 한여름 무더위 극복과 심리적 안정(52.8%·103명)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이어 복장 구매에 따른 정신적·심리적 부담 해소(26.7%), 금전적 부담 해소(16.4%) 가 뒤를 이었다. 반면 정장을 고집한 응시자는 “공직 시험에는 정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충남도는 앞으로 예정된 제1회 공개경쟁임용시험, 제2회 경력경쟁임용시험 때도 자율 복장 면접을 진행할 방침이다. 공직사회에서 이미 복장 규제가 사라진 상황에서 예비 공무원에게만 정장을 고집할 필요가 없다는 판단에서다.

지난 2월 충남도공무원교육원에서 새내기 공무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충남도]

지난 2월 충남도공무원교육원에서 새내기 공무원들이 교육을 받고 있다. [사진 충남도]

응시자의 실력과 마음가짐, 도민에 대한 자세 등을 판단하는 데 복장이 영향을 미쳐서는 안 된다는 이유도 반영했다. 면접 때 반드시 정장을 입어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버리고 경직된 조직문화를 개선하자는 의미도 담겼다. 정장 구매에 따른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자율과 개성·실용을 중시하는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의 문화도 충남도가 복장을 자율화한 배경이다.

MZ세대 문화 반영, 경직된 조직문화 개선 기대 

충남도 김태우 인사과장은 “민간기업에서 면접시험 때 복장을 자율화한 사례는 있지만, 공직에서는 드문 일”이라며 “4차 산업혁명시대를 맞아 공직자 역시 창의로운 사고방식을 갖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제1회 공개경쟁 임용시험에는 1344명 모집에 8214명이 지원, 6.11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37명을 선발하는 제2회 경력경쟁 시험에는 311명이 응시, 8.4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충남도는 면접시험 복장 자율화를 전면 도입하고 응시자들에게 이런 내용을 안내했다. [사진 충남도]

충남도는 면접시험 복장 자율화를 전면 도입하고 응시자들에게 이런 내용을 안내했다. [사진 충남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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