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진찾은 尹 "중·고교 이곳서 다녔다"···충암고 은사도 참석

중앙일보

입력 2021.08.03 17:50

업데이트 2021.08.03 18:24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보수 진영의 대표적인 험지로 꼽히는 서울 은평갑 지역을 찾아 ‘국민의힘’ 당명이 적힌 어깨띠를 두르고 당원 가입 독려에 나섰다. 지난달 30일 입당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내부로 빠르게 녹아드는 동시에 외연확장이란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역 앞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홍보 활동을 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역 앞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홍보 활동을 하며 지지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2시 국민의힘 서울 은평갑 지역 당협위원회 사무실을 찾아 “은평 지역은 지난 총선에서 전국의 당협 중 가장 힘겹게 싸웠다가, 4ㆍ7 재보궐 선거에서 극적인 반전을 일으킨 곳”이라며 “마침 제가 중ㆍ고등학교를 나온 지역구여서 고향에 온 것 같이 마음이 푸근하다”고 말했다. 윤 전 총장은 은평구 응암동에 위치한 충암중ㆍ고를 졸업했다. 이날 행사엔 윤 전 총장의 충암고 시절 은사도 참석했다.

이어 윤 전 총장은 응암역 3번 출구 인근에서 열린 국민의힘 당원 가입 독려 행사에도 참석했다. 양복을 입고 넥타이를 맨 윤 전 총장은 폭염에 땀을 연신 흘리면서도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과 악수를 하고 사진을 찍는 등 적극적으로 접촉했다.

행사장을 메운 시민들은 “대통령 윤석열”을 연호했다. 윤 전 총장은 “나라 정상화를 위해 이런 자리를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 저 역시 은평갑 당협의 노력을 적극 지지하고 애쓰겠다”고 화답했다. 국민의힘의 홍인정 은평갑 당협위원장은 “오늘 모두 1500장의 당원 가입원서를 준비했는데 순식간에 동이 났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역 앞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홍보 활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응암역 앞에서 국민의힘 당원 가입을 독려하는 홍보 활동을 마친 뒤 이동하고 있다. 뉴스1

이날 윤 전 총장이 찾은 서울 은평갑 지역은 대표적인 더불어민주당 강세 지역으로 꼽힌다. 2004년 17대부터 지난해 21대 총선까지 내리 5번의 국회의원 선거에서 민주당이 승리를 거뒀다. 현재 박주민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하지만 4ㆍ7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선 은평갑을 포함한 은평구 전체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51.2%의 득표율로, 44.9%의 득표율을 기록한 박영선 당시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당시 오 시장은 선거운동 개시 이후 첫 유세를 은평갑 지역에서 했다. 마지막 선거운동 일정이던 신촌 유세에 앞서 찾았던 곳도 마찬가지로 은평갑이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이날 오전엔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에서 서울 강북지역 원외위원장들과 간담회도 했다. 이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은 “작년 총선에서 눈물겹도록 뛰었지만, 결과가 기대대로 되지 못했다고 실망하지 마시라”며 “내년 대선과 지방에서 다시 압도적인 승리를 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어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선 최근 ‘부정식품’ 발언 등 잇따른 ‘설화(舌禍)’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윤 전 총장은 “검사 시절엔 재판부와 조직 수뇌부를 설득하는 것이 직업이었다”며 “정치는 조금 다른데, 제가 설명을 자세하게 예시를 들어서 하다 보니 오해를 불러일으킨 게 아닌가 싶다. 앞으로 조심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윤 전 총장의 행보는 철저하게 서울 강북 지역에 집중됐다. 지난해 총선에서 국민의힘은 서울 지역 48개 지역구 가운데 8곳에서 승리를 거뒀는데, 이중 용산을 제외한 나머지 7곳은 모두 서울 강남권역에 위치해 있다. 이에 윤 전 총장이 차기 대선 승리를 위해 야권 지지세가 약한 서울 강북 지역에 공을 들이는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윤 전 총장 측은 이러한 외연확장 노력을 ‘더 큰 국민의힘’이라고 명명했다.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박병석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있다. 임현동 기자

윤 전 총장은 이날 캠프 추가 인선도 단행했다. 3선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을 캠프 종합상황실 총괄실장, 초선 이용 의원을 수행실장으로 각각 임명했다.

◇검증단 단장에 김진태 전 의원 유력=한편 국민의힘은 곧 설치 예정인 당 대선후보 검증단의 단장으로 검사 출신인 김진태 전 의원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이준석 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내 수사 경력을 가진 분들이 대부분 특정 캠프에서 활동 중”이라며 “현역 의원 중에 단장을 모시기 어려운 상황에서 많은 분이 김 전 의원을 추천했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현역 의원 시절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으로 인사청문회 등에서 윤 전 총장에게 맹공을 퍼붓는 등 이른바 ‘윤석열 저격수’로 불려왔다. 이에 정치권에선 국민의힘 지도부의 ‘윤석열 견제용’ 인선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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